아뜰리에형준, 이형준 데코 September, 2020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공간을 자신이 디자인한 물건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는 이형준 작가를 만나고 왔다. 아름답고 단정한 오브제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가구까지, 이형준 작가가 그리는 그림은 아직 그 초입에 있다.

자꾸만 시선이 닿는 오브제
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달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만나다 보면 자꾸만 생각나는 물건이 있게 마련이다. 본인도 뚜렷한 이유를 꼽지는 못하지만 유독 시선이 오래 머무는 그런 것들 말이다. 이형준 작가의 오브제가 꼭 그랬다. 물건 하나하나가 그려내는 특유의 분위기는 어딘가 편안했고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실루엣에는 자꾸만 눈길이 갔다. 이번 달에는 에디터의 사심을 담아 데커레이션 오브제를 만드는 아뜰리에형준의 이형준 작가를 인터뷰했다. 주로 우드와 금속을 활용해 화병, 캔들 홀더, 모빌, 트레이 등을 선보이는데 복잡한 형태나 장식 없이도 그만의 온전한 색과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는 ‘나무’라는 소재가 가진 여러 특성에 흥미를 느꼈단다. 다른 소재보다 수명이 길고 상황에 따라 거친 느낌을 주기도 하다가 또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오랜 시간 지니게 될 물건에 대해 고민했을 때 그 해답은 나무에 있었다.
이형준 작가는 획일화된 국내 입시 미술 과정에 회의를 느꼈다.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르다는 판단을 했고 이는 유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기 전 프랑스 오를레앙(Orl?ans)에 위치한 오를레앙 국립 고등 디자인학교(ESAD d’Orl?ans)에서 작업에 필요한 학습 과정을 거쳤다. 이곳에서 제품 디자인과 공간 디자인, 건축 분야에 대해 폭넓게 학습하며 역량을 키워나갔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작업 과정과 방식은 이때 습득한 것이라고 이형준 작가는 말한다.


이형준 작가는 주변의 많은 것에서 영감을 찾아낸다. 자연과 건축물, 전시가 그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하며 우리 가까이에 있는 다채로운 사물의 형태를 새로운 관점으로 보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그는 알렉산더 칼더, 도널드 저드, 피터 샤이어, 피에르 샤르팽, 지오 폰티 등의 저명한 아티스트의 작업을 참고하기도 한다.


링의 형태를 활용한 황동 소재의 캔들 홀더 ‘링 링’과 절구 모티프의 인센스 홀더.



‘아뜰리에형준’의 색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 중 가장 한국적인 ‘미니 절구’와 ‘미니 소반’은 프랑스 유학 후에 시작한 작업이다. 유학생활 중에 보고 접한 다양한 문화권의 예술을 통해 국내에도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물건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는 전통 소반과 절구를 재해석해 형태를 단순화하고 거기에 구를 더해 조형미를 갖춘 인센스 홀더로 완성했다. 그가 유독 애정을 느낀다는 두 작품 외에도 이형준 작가는 우드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황동 등 금속 소재를 결합한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그는 소재끼리의 조합뿐만 아니라 작품이 놓일 공간에 어울리는 소재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현재 이형준 작가는 ‘스페이스 01’이라는 공동 작업실에서 개인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 작업 공간과 촬영을 위한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함께 작업실을 사용하는 작가들이 그에게 작업의 원동력이 된단다. 더불어 작업 방식이나 여러 소재에 대한 조언도 얻을 수 있어 그에게는 유익한 자양분이 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모인 만큼 작업 방향이 보이지 않을 때 그들과의 대화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지금은 손에 잡히는 크기의 오브제를 주로 작업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가 디자인한 물건으로 한 공간을 채우고 싶다는 그의 포부는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듯하다. 지금 작업 막바지에 접어든 스툴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테이블, 암체어, 사이드 테이블 등 제품군도 더 다양해질 예정이라고 하니 작품의 스펙트럼을 계속해서 넓혀나가고 있는 그의 내일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이형준 작가는 본인이 구상한 형태와 조형미를 한 번에 표현한 작품으로 모빌을 꼽았다. 우드 볼과 황동을 믹스 매치해 완성한 ‘모빌 1/1’은 공간에 시각적인 재미를 더하기에 제격이다.


모든 디자인에 애정을 느낀다는 그가 주력으로 손꼽는 작품은 가장 처음으로 작업했다는 ‘블록 베이스’ 시리즈. 단순한 육면체 형태에 꽃을 꽂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꽃을 꽂지 않아도 블록처럼 다양한 구성으로 조합할 수 있어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2가지 수종으로 제안하는 ‘원 플라워’는 트레이 겸 화병으로 꽃을 한두 송이만 꽂아도 색다른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


Editor오하림

Photographer이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