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핀 율 가구 March, 2020 구조에 대한 이해, 본질에 대한 탐구, 가구와 공간을 하나의 유기체로 바라본 핀 율의 시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하다.
최근 재평가되고 있는 모 뮤지션 앞에는 ‘시간여행자’란 수식이 붙는다. 당대에 빛을 보지 못한 그의 퍼포먼스와 패션은 아이러니하게도 20여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동시대적’이라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얼마 전 하우스 오브 핀 율(House of Finn Juhl)이 재발매한 리틀 마더(Little Mother) 소파 역시 물리적 시공간을 가뿐히 뛰어넘고 있다. 자연스럽고 유려한 곡선과 군더더기 없이 모던한 맵시는 1945년에 디자인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다분히 현대적이다. 하우스 오브 핀 율 역시 “디자인적 맥락에서 현대의 감성과 맞닿아 있다”는 말로 리론칭의 변을 밝히기도. 장인의 손에서 한 땀 한 땀 되살아난 소파는 살포시 몸을 감싸듯 둥글려진 디자인이 특징으로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인체를 포용하고자 했던 핀 율의 철학이 곳곳에 스며 있다. 2인용과 3인용 총 2가지 사이즈로, 어느 곳에 앉아도 편안한 착석감을 선사하면서 하나의 작품처럼 완벽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미덕도 갖췄다. 기능은 물론 하나의 장식 예술로서 가구의 영역을 확장한 핀 율의 감각은 75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House of Finn Juhl
리틀 마더 소파는 1950년부터 2003년까지 덴마크 일간지 <폴리티켄(Politiken)>에 연재된 만화 <시인과 작은 어머니 (The Poet and the Little Mother)>에 등장하기도 했다. 만화가 예르겐 모겐센(Jørgen Mogensen)은 핀 율의 파트너인 가구 장인 닐스 보데르(Niels Vodder)의 리틀 마더 소파의 원형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집필했다. 하우스 오브 핀 율.

Editor홍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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