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로 업사이클링 기타 July, 2020 이제는 매일의 커피 한 잔이 일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쓰레기로 전락하는 커피 찌꺼기. 이제 버려지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 필요한 때다. 지금부터라도 환경까지 생각하는 아름다운 커피 문화를 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커피 소비량 세계 6위, ‘커피 공화국’이라고도 불리는 우리나라의 커피 사랑은 여전하다. 하지만 국내 커피 시장이 매년 확대되면서 쓰레기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의 문제가 만만찮다. ‘커피박’이라고 부르는 커피 찌꺼기는 질소와 카페인 성분이 많아 땅을 산성화하기 때문에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 대부분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겨 매각 또는 소각되는 신세. 그러면 커피 한 잔을 만들어낸 뒤 버려지는 원두의 양은 어느정도일까? 부피로만 따지면 약 0.2%의 원두만 추출되고 나머지 99.8%의 원두는 버려진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한 잔을 만들 때마다 약 14g의 원두가 커피 찌꺼기로 버려지는 셈이다.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연간 약 353잔이니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의 양도 어마어마한 것. 특히 이는 쓰레기 매립지로 보내져 부식되면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방출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 다행히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환경을 지키면서 점점 늘어나는 커피 소비량에 맞추어 건강한 선순환을 위한 재활용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양 만점, 새 생명의 원천
커피 찌꺼기는 중금속 등 불순물이 섞여 있지 않고 커피 특유의 향이 있어 악취 없는 양질의 퇴비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폴리페놀, 무기질, 질소, 탄소, 칼륨 등이 풍부해 친환경 퇴비로 제격이다. 일찍이 환경부는 스타벅스를 포함한 커피 전문 업체,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협력해 커피 찌꺼기를 퇴비로 재활용하는 데 힘써왔다. 서울시 역시 주말농장, 옥상 텃밭 가꾸기, 수목 식재 등 다양한 퇴비 수요처를 확보해 재활용 촉진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가정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효능은 국내외 일부 농가에서 성공적인 버섯 재배로 증명한 바 있다. 톱밥 대신 커피 찌꺼기와 버섯 균사체를 섞어 봉지에 넣은 뒤 차갑고 습한 창고에 걸어서 배양하는 방식인데 3~4주가 지나면 상품 가치가 있는 버섯으로 자란다는 것이다. 물론 가정에서도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손쉽게 비료를 만들 수 있다. 먼저 커피 찌꺼기를 얇게 펴서 말린 뒤 흙과 낙엽, 톱밥 등과 혼합해 발효시킨다. 계절에 따라 2주에서 2달 정도 숙성하면 지렁이와 같은 유익한 생물이 살기 좋은 흙이 되는 데 이를 텃밭이나 화분에 사용하면 된다. 이때는 약산성을 띠므로 수국, 진달래, 장미 등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는 식물에 뿌려주면 좋으니 기억해두자.




새로운 모습으로의 환생
커피 찌꺼기로 가구를 만든다면, 옷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는가. 2015년에 오픈한 스타벅스 광화문역점은 이를 이미 실현했다. 커피 찌꺼기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는 스타벅스가 국내 최초로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친환경 인테리어를 선보인 것. 커피 찌꺼기로 조명 갓과 원형 테이블, 커뮤니티 테이블 등 가구를 만들어 신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가구뿐만 아니라 조리대 쪽 벽면은 커피 찌꺼기로 제작한 벽돌로 시공해 색다름을 더했다.
일상생활과 밀착된 상품들도 눈에 띈다. 커피 찌꺼기로 커피 잔을 만드는 도예가이자 독일 디자이너 율리안 레헤너(Julian Lechener)의 카페포름(Kaffeeform) 컬렉션이 대표적. 암스테르담 커피 페스티벌을 통해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 큰 호평을 받은 디자인이다. 우크라이나의 선글라스 브랜드 ‘오치스(Ochis)’는 커피 찌꺼기에 아마씨 오일과 자연 접착제 등을 사용해 반죽을 만들고 높은 압력을 가해 가공한 유기농 선글라스를 선보였다. 이 선글라스는 땅에 묻으면 약 10년 후 자연 분해되니 환경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다. 한편 친환경 의류 브랜드 ‘콜라트리(Coalatree)’는 3잔의 커피 찌꺼기와 10개의 플라스틱병으로 만든 후드 티를 판매하고 있는데, 구김이 적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빠르게 마르고 냄새 흡착 효과가 있어 인기다. 이처럼 커피 찌꺼기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하며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은 커피 찌꺼기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가 고효율의 차세대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서 우수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영국 친환경 에너지 기업 ‘바이오-빈(Bio-bean)’은 2017년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런던 디젤 버스에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 연료를 최초로 선보였다. 하지만 공개 이후 상업성이 떨어져 가정용과 산업용 고체 연료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계속해서 연간 7000톤의 커피 찌꺼기를 바이오 연료로 바꾸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가정용 난로나 산업용 보일러에 쓰이는 바이오매스 펠릿을 커피 찌꺼기로 만들고 있다. 이는 일반 통나무보다 약 20% 더 오래 타는 장점이 있어 대체 에너지원으로도 주목하는 추세. 이 외에도 에스토니아 커피 전문 기업 ‘폴리그’와 친환경 에너지 기업 ‘넬자 에너지아’는 환경 캠페인을 통해 모은 커피 찌꺼기 4.4톤으로 바이오 가스를 만들어 전력 2000kWh를 생산한 후 한 달 동안 다섯 가정에 전력을 공급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도 커피 찌꺼기를 이용한 대체 자원 개발 연구에 힘쓰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값비싼 나무 톱밥을 대신할 수 있는 액체 연료 바이오 원유 개발에 성공했는데 효율적인 생산량과 원자재보다 뛰어난 발열량으로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Tip. 커피 찌꺼기의 무한 변신, 실천을 위한 생활 꿀팁
집에서도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커피 찌꺼기는 지정된 스타벅스를 비롯해 커피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커피 찌꺼기로 더욱 알찬 에코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해보자.

천연 스크럽 비누
원두의 알갱이로 각질 제거에 좋은 스크럽 비누를 만들 수 있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피부 내 수분 공급을 돕고 피부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해 세안용 비누로 제격인 것. 이뿐만 아니라 커피 찌꺼기는 세척 효과도 뛰어나 설거지에 사용하는 주방 비누로도 손색없다.
준비물 고체 글리세린 비누, 실리콘 비누 틀
만드는 법
1 글리세린 비누를 중탕해 녹인다.
2 글리세린 110g당 커피 찌꺼기 1/3컵의 비율로 섞는다.
3 혼합물을 원하는 모양의 비누 틀에 넣어 12~24시간 동안 굳힌다.

은은한 커피 향, 고체 방향제
커피 찌꺼기가 탈취 효과에 뛰어나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고체 방향제가 아니더라도 다시마 팩이나 티백에 잘 마른 커피 찌꺼기를 넣어 주머니처럼 묶어주기만 해도 천연 방향제 완성. 냉장고나 옷장, 신발장 등에 걸어놓고 사용해보자.
준비물 전분, 밀가루, 물, 소금
만드는 법
1 커피 찌거기, 전분, 밀가루, 물을 2:1:2:1 비율로 섞는다.
2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소금을 약간 넣는다.
3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굳힌다.

부드러운 피부를 위하여
원두 가루는 미세하게 각진 형태여서 각질과 셀룰라이트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주기적으로 커피 찌꺼기로 만든 팩을 하면 미백 효과도 볼 수 있다. 세안이나 입욕 시에 커피 찌꺼기를 뿌려준 후 피부에 문질러주어도 된다.
준비물 흑설탕, 밀가루, 물
만드는 법
1 팩 볼에 커피 찌꺼기 1스푼, 흑설탕 1스푼, 밀가루 3스푼을 넣는다.
2 재료들이 걸쭉해질 정도로 적정량의 물을 부어 섞는다.
3 토너로 피부를 정돈하고 2를 얼굴에 도포한 다음 15분 후 세안한다.

반짝반짝 광택 내기
커피 찌꺼기에 남아 있는 원두 특유의 기름 성분을 이용해 광택제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특히 가구의 스크래치 부분에 문질러 연마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칼이나 냄비 등의 녹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준비물 면포, 올리브 오일
만드는 법
1 면포에 원두 찌꺼기를 담아 냉동실에 보관한다.
2 미세한 커피 기름이 추출되면 용도에 따라 제품 부위에 문질러준다.
*가구에 사용한다면 올리브 오일을 한 스푼 넣은 뒤 흠집 난 부분에 바르고 마른 천으로 닦아낸다.


Editor김소현

Photographer김민하(드로잉프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