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 제 로 웨이스트’ 생활 기타 May, 2020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느낌이다. 환경의 변화가 이토록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그래서인지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우리의 지구를 깨끗하게 지켜야겠다고 더욱 다짐하게 되는 요즘,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가 더욱 필요한 때다.

세계적인 재난에 아이러니하게 자연은 숨을 쉬기 시작했다. 수많은 인파로 뒤덮였던 관광지에는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되찾은 양 한동안 보이지 않던 야생 동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대기 오염이 개선되고 있다. 심각한 스모그로 악명 높은 인도 뉴델리의 하늘이 파란색을 되찾고 우리 나라의 미세 먼지 농도 역시 크게 감소했다. 자연과의 공존 여부는 인간의 습관에 좌우되는 법. 어려운 재난 상황에도 국민 개개인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및 개인 위생 수칙 실천과 움직임이 대한민국의 놀라운 대응 결과를 이끌며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그럼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주문이 늘어난 배달 음식 탓에 플라스틱 용기의 쓰레기가 많아지면서 환경 파괴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의 작은 날갯짓으로 깨끗한 지구를 만들어야 할 차례다.




에코 리필 스테이션에 도착했습니다!
친환경에서 필환경으로. 이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점점 심각해지는 환경 오염과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 것. 지난해 미국과 유럽, 홍콩, 호주 등에 제로 웨이스트 숍이 많아졌다.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행동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중에도 ‘에코 리필 스테이션’이 눈에 띈다. 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개별 용기를 가져와 디스펜서에 채워놓은 식자재 또는 세제 등을 필요한 만큼 담아가는 것. 이는 포장이나 용기에 쓰는 플라스틱은 물론 쓰레기도 줄이고자 함이다. 미국의 더 필러리(The Fillery)와 독일의 오리기날 운페르팍트(Original Unverpackt)가 대표적. 최근에는 대형 마트에서도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영국의 10대 마트 중 모리슨(Morrisons), 테스코(Tesco), 웨이트로즈(Waitrose), 세인즈버리(Sainsbury’s)는 지난해에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해 소비자가 다회용 용기에 고기나 생선, 곡물, 말린 과일, 파스타 면, 와인 등 다양한 식자재뿐만 아니라 세제와 샴푸, 컨디셔너 등 갖가지 일상용품을 담아갈 수 있게 했다. 포장된 상품보다 최대 1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으니 소비자에게도 이득인 셈. ‘최소한의 폐기물(Minimum Waste)’의 약자를 따 이름 붙인 ‘미와(MIWA)’ 시스템도 같은 개념이다. 지난해 체코 프라하에서 시작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스위스 일부 마트에서 시행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매년 7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로 ‘플라스틱-프리 인 줄라이’란 캠페인을 실시하는데 이의 영향을 받은 홍콩에서는 현재 과다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BOYO(Bring Your Own Bottle)’란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실속 있는 구매, 알맹이만 가져가세요
환경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해외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일상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에코 숍이 생겨나는 추세. 환경 단체를 비롯해 에코 실천러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고민을 공유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안을 제시하고 있다. 과도한 편의주의와 위생주의에서 원인을 찾고 이에 대응하고자 건강한 시장 문화의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 다목적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는 ‘더 비커’는 리필 스테이션의 운영과 함께 생분해되는 친환경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생산 단계부터 유통, 판매, 사용, 폐기까지 전 단계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을 소개하며 이의 소비를 통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한다.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숍 ‘지구샵’은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일상을 완성해줄 아이템을 선보인다. 더불어 생태계 파괴를 줄이고자 팜 오일이 없는 친환경 세정 제품과 먹거리, 유해 화학물질이 없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지역 사회에서의 활동을 도모하며 함께 모여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으로도 확대되었다. 마포구 망원시장에서는 환경을 위한 공유 문화가 인기다. ‘알맹’은 시장에서의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를 펼치는 한편 최근에는 생태인문서점 에코슬로우와 협업해 에코 클래스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유도하는 워크숍을 운영 중이다. 제주도의 함께하는그날협동조합은 법인의 에코 제품 브랜드 ‘소락’과 리필 서비스가 가능한 ‘지구별가게’를 통해 에코 라이프를 유도하며 다양한 리유저블 아이템을 소개한다. 파우치에 넣어 냅킨처럼 뽑아 쓸 수 있는 손수건 소락와입스와 벨벳 느낌의 오가닉 코튼 원단으로 만든 빨아서 재사용하는 화장솜 소락메이크업와입스 등 색다른 제품으로 제로 웨이스트의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가 제안하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 가이드 10
□ 집 밖에 나서기 전 장바구니, 빈 용기, 텀블러 챙기기
□ 세척 효과가 있는 소프넛 열매, 천연 수세미 활용하기
□ 생분해 가능 혹은 리유저블 아이템 사용하기
□ 소분하여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서비스 적극 이용하기
□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 깨끗하게 세척하기
□ 뜻이 맞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함께 실천하기
□ 채소와 과일 부산물 등 음식 쓰레기 건조하기
□ 재활용의 질이 낮은 유색 페트병이나 혼합된 플라스틱은 분리해 버리기
□ 소다와 비누로 때를 벗기고 식초나 구연산으로 헹구는 친환경 세탁하기
□ 재활용이 되지 않는, 빨대와 같이 가벼운 플라스틱 제품은 일반 쓰레기로 분리하기



알아두면 쓸모 있는 에코 숍 가이드

“함께 실천하고자 하는 실천러가 모이면 효과는 배가됩니다. 뜻을 함께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강력한 힘이 생기는 거죠.” - 알맹 1기 고금숙 운영자
알맹은 플라스틱 프리 활동을 하는 주민 모임.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 대여와 세제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왔다. 지난 3월 ‘에코슬로우’와 협업해 환경 이야기를 나누며 제로 웨이스트 팁을 나누는 사랑방 리필 가게를 오픈했다. 로션과 샴푸 바, 이면지 공책, 소프넛 만능 물비누 등을 판매하며 탄산수, 원두, 차 리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almang_market

“행동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집 앞의 쓰레기를 줍는 것만으로도 실천의 시작입니다.” - 더 피커 송경호 공동대표
우리나라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숍 더 피커. 건강한 생산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플라스틱, 비닐 포장을 배제하며 고객이 직접 가져온 장바구니, 보관 용기 등에 담아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서비스를 시행한다. 제로 웨이스트를 행동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관련 클래스와 토크 콘서트를 여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thepicker

“나만의 일주일 챌린지를 만들어보세요. 가령 한 주는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죠. 매주 실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정착할 수 있답니다.” - 지구샵 김아리 대표
제로 웨이스트 브랜드 지구샵은 5가지 기준을 가지고 에코 아이템을 소개한다. 플라스틱 프리 제품, 팜 오일 프리 제품, 유해 화학물질이 없는 제품,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가치를 우선하는 제품, 제작 과정에서 쓰레기를 줄이거나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 다양한 방식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방법을 꾸준히 강구하고 제시하고 있다.
@zerowaste_jigu

“매일 비닐봉지 하나 덜 쓰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는 건 어떨까요? 에코백 속 또 다른 에코백을 챙기는 게 습관이 될 거예요.” - 함께하는그날협동조합 이경미 대표
제주어로 ‘뽀송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 소락. 함께하는그날협동조합에서 오픈한 제로 웨이스트 숍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세제 리필 스테이션 등 생활 속 실험실 지구별가게도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샴푸나 보디 클렌저, 주방 세제 등 고체화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바 형태로 판매한다. 일상 속 쓰레기 없이 사는 삶을 제안하고 지구를 살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전달하는 곳.
@thedayinjeju_sorak

Editor김소현

Photographer김민하(드로잉프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