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다시 보기 기타 May, 2020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효율적인 ‘집콕’ 솔루션이 세계적 화두로 등장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디자인까지 챙긴 홈 오피스 아이템부터 똑똑한 홈 트레이닝까지 최신 테크놀로지를 집약한 집의 재발견.

주거와 작업의 경계를 허문 홈 오피스
결국 ‘소금 장사, 우산 장사’의 이야기인 걸까. 지구촌을 집어삼킨 팬데믹 와중에도 새롭게 존재감을 드러내며 재조명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집이다. 연일 이어지는 재택근무와 줄어든 바깥 활동으로 집을 제대로 누리는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 개중에서도 업무에 최적화되었으면서도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 손색없는 트랜스폼 아이템이 인기다. 물론 여기에 체형과 인체공학까지 고려한 세심한 배려까지 담았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보다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 가구인 듯 가구 아닌 가구는 접고 회전하고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다양한 기능을 드러낸다. 일례로 리투아니아의 디자인 가구 브랜드 엠코(Emko)의 ‘필(Pill)’은 벽에 고정할 수 있는 캐비닛으로 손쉽게 조작해 화장대는 물론 일련의 작업이 가능한 소규모 오피스로 사용하기 좋다. 내부 선반 시스템 역시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도록 고안했으며 랩톱, 파일, 카탈로그, 서적 등을 수납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은 물론 옵션으로 LED 조명도 제공한다. 흥미로운 시도는 더 있다. 덴마크 회사 스티카(Stykka)는 조립과 분리가 쉽고 환경까지 고려한 골판지 책상 ‘스테이 더 퍽 홈 데스크(Stay The Fuck Home Desk)’를 선보였는데 마치 종이접기처럼 몇 번의 동작만으로도 간단히 조립할 수 있다. 세르비아의 디자이너 티자나 코스틱(Tijana Kosti ) 역시 산업용 클램프에 패널을 달아 높이 조절이 가능한 임시 작업대를 디자인했다. 최소한의 면적만 사용하면서 변화하는 작업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용자 니즈를 적극 수용한 결과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제프리 파스칼(Geoffrey Pascal)의 홈 오피스 컬렉션도 주목할 만하다. 인체공학을 기반으로 한 ‘흐라페이포비아(Grafeiphobia)’는 다양한 모듈을 기본으로 풍부한 컬러와 부드러운 디자인을 활용해 장식적인 기능도 충분하다. 비스듬히 기대거나 앉고 심지어 엎드려서 일할 수도 있다. 나사가 우주비행사들을 위해 개발한 자세를 바탕으로 설계해 업무 시 아래로만 집중되던 체중을 고루 분산시키므로 되레 편안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등받이와 좌식 시트, 발 받침대 모듈로 이루어진 베이식 베스크(The Basic Besk), 경사진 긴 쿠션을 중심으로 기댈 수 있는 트리클리늄 검(Triclinium Gum), 엎드릴 수 있는 플라잉 맨(Flying Man) 등 총 3가지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1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깔끔한 홈 오피스를 연출할 수 있는 엠코의 필.
2 흐라페이포비아 트리클리늄 검. 비스듬한 쿠션을 중심으로 작은 쿠션을 끼우거나 걸치고 일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모듈 옵션인 팝시클(Popsicle)은 책이나 노트북을 올려두고 활용해도 좋다.



머물며 관리하고 건강하라
집에서 누리는 헬스케어의 영역도 더 다양해졌다. 단순히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면서 섬세하게 건강을 담금질하는 기회로 삼는 것. 사실 헬스 디바이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트레이닝을 비롯한 명상, 신체 데이터 분석까지 모든 건강 관리가 가정에서도 어렵지 않게 가능해졌다. 지난 CES 2020에서도 숙면에 도움을 주는 전자 기기와 신체 반응을 복합적으로 점검하는 토털 헬스케어 기기가 주목받으며 홈 트레이닝의 인기를 입증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이로 인한 우울감 이른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면서 심신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는 가정용 헬스 테크 기기를 찾는 이도 많아졌다.
일례로 CES 2020에 등장한 해치 리스토어(Hatch Restore)의 수면 트레이너 조명은 수면 패턴에 맞춰 빛의 색상과 밝기를 조절하고 화이트 노이즈까지 제공해 숙면에 도움을 준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수면 과학에 기반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그저 서 있기만 해도 ‘알아서’ 바이오리듬을 체크해주는 아이템도 있다. 스마트 욕실 매트 ‘마테오(Mateo)’는 사용자의 자세와 균형 등 생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식사와 운동을 추천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안정을 도모해주는 힐링템도 있다. ‘코어(Core)’는 핸디형 사이즈로 햅틱 피드백을 이용해 호흡의 리듬을 조절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심박수를 모니터링하고 추이를 기록해 지속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디자인 스튜디오 윌로앤스텀프(Willow&Stump)의 ‘퍼크 라이트 테라피 조명(PERK Light Therapy Lamp)’은 마음까지 다독인다. SAD 계절성 정서 장애에 도움을 주는 치료용 광선 조명으로 식물과 함께 연출할 수 있어 미학적으로도 나무랄 데 없다. 새롭게 선보이는 홈 트레이닝 기기는 뚜렷한 공통점이 보이는데 환경의 위험 요소를 감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불필요한 요소를 없앤 단순하고 효율적인 디자인을 기반으로 더욱 세분화된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한다는 점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작은 공간이 맵다
공간 자체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도도 적지 않다. 협소한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하고 입체적으로 쓰려는 노력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이동이 편리한 모듈형 가벽 등 가족 구성원 각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다기능 솔루션은 제한된 레이아웃을 훨씬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엔엠스튜디오 아키텍츠(Nmstudio Architects)는 오사카에 위치한 소형 아파트 단지를 리모델링하며 다양한 생활 방식을 수용하는 주택 모델을 선보였는데 시마(Shima)라는 합판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 하우스는 공간을 부드럽게 나누면서도 사용자 스스로 구조와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 고유한 개성을 지닌다. 홍콩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심 플렉스(Sim-Plex) 역시 최신 프로젝트인 스마트 젠도(Smart Zendo)를 통해 제한된 공간에서의 지능적인 수납과 충분한 공간감을 주는 열린 평면을 제안했다. 여기에 음성 인식 조명과 자동 커튼, 높이 조절이 가능한 테이블이며 도어록까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IoT 시스템을 갖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작은 평면이나 구조 등 주어진 환경에 매몰되지 않고 스마트한 해법으로 집콕 생활의 질을 높인 사례다.


1 사용자의 수면 패턴에 맞춰 색상과 밝기, 소리까지 조절하는 수면 테크 기기 해치 리스토어.
2 식물과 매치할 수 있어 심리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윌로앤스텀프의 퍼크 라이트 테라피 조명.
3 엔엠스튜디오 아키텍츠가 선보인 소규모 공공주택 프로젝트. 시마라는 합판을 활용해 물건 배치는 물론 침실과 거실에 이르기까지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최적화된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스타일러스 미디어 그룹
런던과 뉴욕에 본사를 둔 스타일러스 미디어 그룹(Stylus Media Group)은 글로벌 트렌드 에이전시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분석해 인테리어, F&B, 패션, 전자, 자동차 등 20여 산업의 제품 트렌드 및 리테일&미디어 트렌드를 stylus.com에서 제공하고 있다. 멤버십으로 운영하는 이 사이트는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신세계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이용 중이며 개별 자문 서비스도 진행한다.

Editor홍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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