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변신 기타 August, 2020 접근성, 안락함, 디자인을 우선으로 하던 호텔의 모습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편안한 하룻밤은 물론 흘러간 시간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신비로운 호텔로 떠나는 여행.

GREECE

건축의 경계가 무너진 요즘, 신선하면서 재미있는 다양한 공간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스 남부에 위치한 어느 산악 리조트에는 나무를 조각해
만든 동굴이 있다. 침실과 부엌, 욕실, 벽난로 등이 갖춰진 하나의 집 같은 이곳은 테논 건축 스튜디오가 설계한 객실로 말 그대로 동굴에서 모
티프를 얻어 디자인했다. 대피소 혹은 여가를 보내는 장소로 사용했던동굴을 산 중턱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현대식 대피소로 변신시킨셈. 각기 다르게 조각한 55개의 나뭇조각을 모듈식으로 조립한 형태로 매끈하게 구부러진 면면이 공간을 감싸 안아 포근하면서 안정감 있다. 분위기를 완성하는 조명 또한 따뜻하면서 차분한 느낌을 주는 주황색 전구를 사용해 아늑함을 더했다. 방 전면에 있는 대형 창문은 이곳의 또 다른 매력. 느긋하게 목욕을 즐기는 욕실과 여러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실에 통유리를 설치해 황홀한 주변 전망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문의 tenon-architecture.com


ⓒspyros hound photo



INDONESIA
관광지에서 멀리 떨어진 고요한 분위기의 북부 해안에 발리의 정글과 전통문화를 결합한 부티크 호텔이 등장했다. 호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닉 브런스돈은 현지의 전통 건축 기법과 재료를 활용해 정글에 숨어 있는 신비로운 마을을 연상시키는 리조트를 완성했다. 가장 돋보이는 요소는 발리의 대표적인 식물인 대나무 무늬를 새긴 콘크리트 벽. 어딘가 웅장하기도 한 이 벽은 각각의 방을 나누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해안의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실내는 라탄, 돌, 식물 등으로 간결하고 자연스럽게 연출했으며 호텔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팬시한 가구와 소품이 아닌 현지 장인이 만든 제품을 사용했다. 숲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정면에는 미니 수영장을 갖춘 테라스 공간을 마련했으며 시선을 분산시키는 불필요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오롯이 휴식에 집중할 수 있다.
문의 nicbrunsdon.com


ⓒBenjamin Hosking



CHINA
100년의 역사를 가진 옛 전당포가 새로운 숙박 시설로 변신했다. 고대 흔적을 간직한 도시로 유명한 중국 린 하이에는 청나라 말기, 중국 초기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숙박 시설이있다. ‘린 하이 유 펑리 홈스테이’는 100년이 넘은 안뜰, 60년 된 2개의 벽돌 콘크리트, 30년 된 2개의 오래된 창고로 구성한 전당포를 개조한 곳으로 서로 다른 시대의 흔적이 묻어있는 3개의 건물을 연결해 새로운 생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건물은 다소 망가졌지만 여전히 독특한 미적 요소를 갖추고 있었기에 불필요한 잔해를 제거해 공간을 확보하고 외부 벽체와 지붕, 기둥 등의 틀은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시작했다. 겉모습과 상반되는 세련된 디자인의 실내에는 90개의 게스트 룸을 비롯해 카페와 다이닝 룸, 서점, 공유 공간 등이 자리하고 있다. 공간마다 지붕 구조, 벽을 세운 형태는 물론 사용한 자재 또한 다르기 때문에 그 시대의 건축 양식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문의 lycs-arc.com


ⓒWu Qingshan



CHILE
나무를 엮어 만든 설치미술 같기도, 외딴 오두막 같기도 한 이곳은 칠레 항구 도시인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어느 시골 마을에 자리
한 호텔이다. 설계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강한 바람을 동반한 추운 기후에 적응해 살아남은 현지의 자연 재료를 활용하는 것. 건축 스튜디오 라루는 자연의 일부가 되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어 나무 중 가장 오랜 시간 이곳을 지킨 렌가 나무를 선택했다. 부드러운 탄성을 가진 렌가 나무로 지붕, 벽체 등을 만든 후 방과 방을잇는, 바다 위 리조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연결형 다리 또한 완성했다. 객실 후면에는 대형 창문이 있는 유리 덱이 있는데 양을 방목하는 광대한 들판과 그 너머로 보이는 운하 등 자연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실내 중앙에는 넓은 다이닝 테이블이 자리한 거실 겸 주방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가장 그늘진 공간에는 침실이 자리하고 있다.

문의 larrou.com


ⓒFernanda Del Villar

Editor문소희

Photograp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