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주는 나무, 고스트 우드 가드닝 November, 2019 초록에서 갈색으로. 지나온 계절과 함께 잊고 있던 나무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텅 빈 공간에서 발견한 자연의 아름다움.

마른 나뭇가지는 초록색 잎을 가진 식물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내추럴한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건 물론이고 어떠한 나무도 똑같은 모양이 없기 때문에 나만의 특별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다양한 모습의 마른 가지는 산책을 하는 공원, 길거리 등 도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 꼭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스타일링을 위해서는 화려하지 않고 심플한 모양의 가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Style 1 마른 가지 활용법
가을, 겨울과 잘 어울리는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동양적이고 러스틱한 화분을 활용해보자. “새로 사는 것보다는 얼룩이 졌거나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 화분을 사용하는 걸 추천해요. 골동품 가게나 민속품을 파는 곳에서 발견한 오래된 항아리도 좋아요.” 슬로우 파마씨 이구름 대표의 조언이다. 구멍이 너무 좁은 화병을 고른다면 연출할 때 어려움이 있으니 둥근 것, 좁고 기다란 것 등 다양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 전체 스타일링의 키포인트는 그 자체의 모양이 돋보이도록 주변을 비우는 것. “화병을 일렬로 세우는 것보다는 무심히 툭툭 놓은 듯한 느낌이 더 센스 있어 보여요. 화병이 비었다고 해서 모두 채우기보단 한두 가지만 넣어 여백을 유지해주세요.” 기존 인테리어에서 많은 변화를 주고 싶다면 바닥에 텍스처를 더하는 것도 방법. 나무껍질(바크)을 깔거나 작은 조경석을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다만 주변에 푸른 식물 혹은 소품을 과하게 두지 않도록 주의할 것. 마른 가지는 지나친 장식 없이 혼자 연출했을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벽이나 천장에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유니크한 오브제로 변신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큰 화병에 나뭇가지 하나만 넣어 연출했다. 나뭇가지의 높이를 조절하고 싶다면 화병에 구긴 신문지나 스티로폼을 넣어 지지대로 삼으면 된다. 자칫 허전해 보일 수 있지만 거친 질감의 대형 화병이 큰 존재감을 발휘하기 때문에 최대한 배경을 깔끔하게 비우고 단독으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1 다양한 크기의 화병을 자연스럽게 배치한 후 구불거리는 나뭇가지를 넣었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멋스러운 흰색 벽돌 벽과 우드 바닥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2 작은 화병을 사이사이 놓고 낙엽이 떨어진 모습을 연상시키는 나무껍질을 깔아 빈티지한 멋을 더했다.



고스트 우드는 열가공 및 마감 처리를 해 갈라짐과 변형을 방지한 나무다.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매끈해지거나 독특한 모양을 한 것이 많으며 가볍고 물에 들어가도 상하지 않아 어항 속 데코 아이템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주로 호텔이나 큰 건물의 로비 장식에 쓰였으나 최근에는 주거 공간, 카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간에 하나의 포인트로 두었을 때 가장 빛을 발하기 때문에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는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고 스타일링이 쉽기 때문에 공간 연출에 어려움을 겪는 이에게 추천한다. 다만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므로 조심히 다룰 것. 단순히 모양을 보고 선택하기보다는 어떤 곳에 배치할지, 어떤 화병과 화분에 담을지 염두에 두고 모양과 굵기를 따져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Style 2 고스트 우드 활용법
“우드 테이블 위에 구불구불한 모습이 매력적인 포도나무 가지를 올리고 입구가 좁은 통통한 모양의 화병을 두었어요. 화병에는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말린 식물을 꽂아 내추럴한 느낌을 더했답니다. 포인트 데코로는 오래된 책의 일부를 무심히 찢어 한쪽 벽에 붙여 보았어요. 컬러의 톤을 비슷하게 맞추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마른 가지와 마찬가지로 여백을 살리고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멋스럽지만 과하지 않은 소품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임팩트 있는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 “절화로 꾸민 센터피스도 좋지만 우드 테이블 위라면 가끔 고스트 우드를 사용해보세요. 흰색 벨벳 패브릭을 깔고 빈티지한 촛대, 글라스 등 작은 소품을 사이사이 배치하고 해가 저물면 촛불을 켜 공간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세요.” 여기에 유니크한 모양의 비루야자 잎을 추가해 포인트를 주었다. 흙 없이 키울 수 있는 에어 플랜트와 함께 연출했지만 에어 플랜트 대신 다육식물을 활용해도 되니 참고할 것.


1 거울이나 액자 같은 일반적인 소품이 아닌 마른 야자 잎을 활용해 좀 더 내추럴한 무드를 연출했다.
2 은은한 자연광이 비추는 곳이나 어두운 조명 아래서 연출하면 더욱 멋스럽다. 고스트 우드, 화분과 비슷한 톤의 우드 테이블이 안정감을 준다.


손으로 빚은 심플한 화병 주위에 마른 포도나무 가지를 두어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바닥에는 나뭇가지와 화병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거친 질감의 어두운 화산석을 깔아 마무리했다.


About 고스트 우드

1 만자니타(Manzanita) 나무
곧게 뻗은 간결한 선이 아름답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작은 가지에 에어 플랜트를 걸쳐 데코하기 적합하며 물이 닿아도 상하지 않기 때문에 식물에 물을 주다 젖을 경우 그대로 말려도 무방하다.

2 포도나무
나뭇가지 사이사이 보이는 동글동글한 모양이 특징이다. 유니크한 형태라 오브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색다르게 활용하고 싶다면 주얼리를 걸어두는 액세서리 홀더로 사용보는 걸 추천한다.

3 포도나무 뿌리
두껍고 묵직하다. 독특한 모양으로 그 자체로 무게감을 줄 수 있다. 드라이플라워 혹은 나뭇가지를 꽂아 화병으로 연출할 수 있을뿐더러 포스터나 종이를 보관하는 지통으로도 변신 가능하다.

4 드리프트우드
쭉 늘어난 모양이 특징으로 마치 사막에서 발견할 법한 나무 같다. 길이가 제법 되기 때문에 양 끝에 줄을 묶어 행어로 사용하기 제격이다. 행잉 플랜트를 걸면 벽면을 장식하는 데코 소품의 역할도 한다.



슬로우 파마씨를 이끄는 이구름 대표, 정우성 대표. 부부가 공동 운영한다.

슬로우 파마씨
식물로 실내외 공간을 연출하는 플랜트 디자인 스튜디오. ‘식물을 처방해드립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식물로 바쁜 현대인을 위로해주고자한다. 테라리엄, 수경 재배 식물, 비커 선인장 등을 기본으로 각 공간에 맞는 플랜테리어를 제안한다. 식물을 가꾸고 공간을 꾸미는 일 외에도 전시, 팝업 스토어 및 다양한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5
문의 02-548-9937, @slow_pharmacy

Editor문소희

Photographer박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