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닮은 동화 가드닝 May, 2019 동화책 속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초록 식물 사이사이 자연 속 동물을 모티프로 한 오브제와 그림을 놓자 잠시 잊고 있었던 동심이 되살아난다. 마치 차분하고 안정적인 정서를 선물받은 기분이랄까.

이야기가 있는 실내 정원
공간 전체에 생명의 숨소리가 가득하다. 무엇 때문일까? “실내든 실외든 정원을 만드는 데 식물 말고도 여러 구성 요소가 있죠. 저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동물이라고 생각해요. 이때 동물은 피겨린이 될 수도 있고, 조명이나 그림이 될 수도 있는데 단순히 식물을 놓기보다는 동물 오브제를 곳곳에 배치하면 공간이 풍성해지면서 이야기가 생겨나죠.” 폭스더그린 허성하 실장이 이야기한다. 커다란 잎이 시원시원한 여인초(또는 극락조라고도 부른다)와 손바닥을 쫙 편 것처럼 생긴 잎이 독특한 필로덴드론 셀로움, 그리고 원숭이 조명, 동물 액자를 이용해 즐거운 기운이 충만한 초록 공간을 꾸몄다. 여인초와 필로덴드론 셀로움 모두 초록색의 잎이 크고 쭉 뻗어 있어 싱그러운 분위기가 물씬 나며 심심한 공간에 포인트 식물로도 제격이다. 앉거나 매달린 모습이 재미있는 원숭이 모양 조명은 굳이 불을 켜지 않아도 그 자체로 훌륭한 오브제가 된다. 동물 액자는 단순히 벽에 걸기보다는 식물 사이사이에 있는 듯 없는듯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좀 더 재미있다. “액자 프레임을 제외하면 그냥 자연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표범이 슬금슬금 걸어 나오고 밀림 속 원숭이가 나무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아요.” 허성하 실장은 동물 오브제가 실내 정원에 활기를 더해준다고 강조했다.


의자와 커다란 여인초의 원숭이 모양 조명은 이탈리아 셀레티 제품. 블랙 레오퍼드 그림은 웜그레이테일, 고양이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물루(muuulu) 작품이다.




재스민 꽃을 보고 있는 사슴
어딘지 모르게 슬픈 사연이 있을 것 같은 하얀색 사슴과 하얀색 재스민 꽃이 허전한 벽을 채워준다. 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여기에 식물을 더하면 서정적인 분위기를 배가할 수 있다는 것이 허성하 실장의 설명이다. 여리고 여성스러운 그림 분위기에 걸맞게 작고 하늘하늘한 잎의 크리스마스 부시(Christmas Bush), 영춘화 등을 함께 연출했다. 그중 작고 하얀 꽃이 핀 크리스마스 부시는 해가 충분하면 실내에서도 잘 자라며 꽃이 떨어지고 나면 꽃받침이 빨갛게 물드는데 그 모습 역시 일품이다. 또한 식물은 어떤 화기에 담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므로 내추럴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자연 소재나 브라운, 그레이 등 톤 다운된 컬러의 화기를 선택해보자.

재스민 꽃과 사슴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물루가 그린 것이다. 함께 연출한 식물은 모두 폭스더그린에서 판매한다.




그림 액자 활용하기
주변에 식물을 많이 놓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면 식물 그림 액자를 활용해보자. 창틀에 놓은 액자 속 그림은 고무나무 종류인 휘카스 움베라타. 해를 좋아하는 식물로 밝은 곳에서 자라다 보니 잎맥이 또렷하며 공기 정화, 탈취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휘카스 움베라타와 그 모습을 그린 식물 액자를 함께 배치했을 뿐인데 싱그러운 분위기가 한껏 더해졌다. 여기에 빈티지한 의자에 돌멩이와 새 피겨린을 놓으니 식물, 식물 그림, 동물 오브제까지 삼박자를 갖춘 실내 포인트 공간이 완성되었다.


행운을 불러오는 감성 공간
창을 이용하는 또 하나의 플랜테리어 방법. 넝쿨식물처럼 길게 늘어진 형태의 식물과 깃털, 크리스털 모형으로 직접 만든 선 캐처를 창가에 함께 매달아볼 것. 행잉 식물로 사용한 아이비제라늄은 장밋빛 꽃을 피우며 바깥 햇빛보다는 실내 햇빛을 좋아하고, 적절한 통풍이 필요하므로 막힌 곳보다는 문이 열리는 창문 근처에 두는 게 좋다. “창문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면 행잉 식물, 깃털, 크리스털이 살랑살랑 움직이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기도 하고 메마른 감성을 스르르 채워주죠. 또한 크리스털이 움직일 때마다 바닥에 무지개가 생기기도 해요.” 한쪽에 놓은 책상 위에는 코럴 색상 꽃을 화사하게 피운 프랭크헤들리와 새 피겨린을 세팅해 자연 속 환상적인 무드를 연출했다.


휘카스 움베라타는 고무나무 종류 중에서도 해를 좋아하는 편이다. 단 직사광선보다는 커튼 등으로 강한 기운을 누그러뜨린 햇빛이 적당하므로 창가 쪽에 배치했다. 식물 그림은 허윤 작가 작품, 화분에 식재한 식물은 모두 폭스더그린에서 판매한다.


천장에 매단 행잉 식물과 책상 위 식물은 모두 폭스더그린에서 만날 수 있다.




캔버스로 변신한 창
경치를 빌린다는 뜻의 전통 건축 기법인 ‘차경’을 도입한듯한 모습. 창문을 액자처럼 활용해 자연을 집 안으로 들이고 창문 주변을 식물과 새 오브제 등으로 꾸미면 자연을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먼저 창문 상단에 나뭇가지를 달고 그 주변을 넝쿨을 뻗으며 잘 자랄 뿐 아니라 공기 정화 효능도 뛰어난 필로덴드론 실버메탈로 장식했다. 이때 나뭇가지에 새 오브제를 올려놓으면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과 어우러져 실제 숲속에 와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나뭇가지 하나만 있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꾸밀 수 있는데, 에어플랜트를 걸거나 트리안, 푸미라, 야자, 스킨답서스와 같은 수경식물을 유리병에 물꽂이한 것을 매달아도 좋아요.” 허성하 실장의 조언이다.


1 수경식물은 해가 많이 드는 곳에 두면 녹조가 생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어두운 북쪽 창에 두는 것이 좋으며 물은 뿌리가 잠길 정도만 넣는다. 병을 고를 때는 턱이 있는 것을 골라야 끈으로 묶어서 매달기에 편하다.
2 창문 자체가 하나의 가든이 된 모습이다.




폭스더그린
20여 년 동안 가구, 제품, 그래픽,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허성하 실장. 그녀는 ‘공간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식물이고, 식물이야말로 주거 문화에 없어서는 안 될 최고점이다’라는 생각으로 폭스더그린을 설립했다. 올해 초 자연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공간으로 쇼룸을 이전해 식물 판매와 가드닝 클래스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업이나 상업 공간, 주거 공간의 식물 인테리어를 맡아 진행하고 각종 전시 디자인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72 4층
문의 070-8821-1727, www.foxthegreen.com
(왼쪽부터) 폭스더그린을 이끄는 김성우 팀장, 이경, 허성하 실장.

Editor김민선

Photographer오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