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하는 삶 전체공간 August, 2019 집은 거주하는 가족을 참 많이 닮았다. 소소한 멋이라 해야 할까. 단순히 유행을 좇지 않고 부부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오롯이 담아낸 신혼집은 거창하고 화려한 인테리어 없이도 아름다웠다.

일상에 가치를 두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정원이 기분 좋게 맞이하는 이곳은 결혼 1년 차 서정 씨 부부와 반려견 버델이 함께 사는 집. 어떤 이유로 용인의 타운하우스를 신혼집으로 택하게 되었을까. 서정 씨는 정원이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어릴 적 방학 때면 정원과 텃밭이 있는 조부모님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반려견 버델 때문. 결혼 전부터 반려동물 가족을 맞이할 계획이 있었던 부부는 좋은 환경과 여건을 제공하고 싶어 타운하우스의 주거 형태를 선택한 것이다.

획일화된 건축 형태와 내부 구조의 타운하우스지만 부부는 시공 전부터 지정 된 시공사와 잦은 소통, 전문가인 지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집을 만들어나갔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생겼을 때 유연하게 공간의 구성을 바꿀 수 있도록 계획했다. 가구를 최소화한 것도 이 때문. 또한 불필요한 요소를 감추기 위해 공간마다 수납장을 짜 넣어 시야를 정돈했으며 화이트 컬러를 주로 사용해 집이 좀 더 환하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건 큰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정원의 멋진 뷰. 차경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이 인테리어 요소로 활약하며 공간의 생동감을 더한다.


테라스로 바로 나갈 수 있는 통창에는 정원의 전경이 가득 담긴다. 부부는 창 너머 풍경을 즐기기 위해 창을 향해 소파를 배치했다.


1 1층의 중심이 되는 LDK 공간. 긴 구조와 동선을 고려해 아일랜드형 작업대를 수납장과 평행이 되도록 배치한 것이 이색적.
2 처음에는 ㄱ자 형태로 창이 뚫려 있었지만 프라이빗한 거실을 위해 벽을 메꾸고 그 위에 TV를 설치했다.


1 드레스 룸에서 바라본 부부의 침실. 필요한 가구만 들여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2 두 개의 화장실을 분리하는 벽을 허물어 하나의 공간으로 만든 곳. 블랙 헤링본 스타일의 타일이 모던한 분위기를 더한다.
3 침실과 욕실을 이어주는 드레스 룸으로 양쪽에 붙박이장을 짜 넣어 공간을 심플하게 정돈했다.


1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침실에서 바라보면 구조적인 모양의 계단이 공간에 심플한 멋을 더한다.
2 가족의 공간인 2층으로 연결된 계단. 상판은 밝은 우드 소재로 마감해 따뜻한 느낌을 살렸다.



아주 사적인 공간
1층이 부부의 생활이 주로 이뤄지는 곳이라면, 2층과 3층은 둘만의 프라이빗한 장소. 그렇기에 두 사람의 니즈가 가장 잘 반영된 공간이기도 하다. 2층은 구조적으로도 큰 변화를 주었는데 분리되어 있던 두 개의 화장실을 터 넓은 욕실을 완성한 게 그중 하나. 안쪽에 욕조를 들이고 샤워 부스를 따로 마련해 여유롭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원래 층마다 화장실이 있었는데 가족 구성원이 많지 않고 활용도를 따졌을 때 개수를 줄이는 게 공간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판단한 것. 침실 내 드레스 룸까지의 동선도 정리했다. 이전에는 욕실과 드레스 룸이 떨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욕실에서 드레스 룸을 거쳐 침실까지 한 번에 올 수 있도록 일직선의 동선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3층은 부부가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라운지 공간이자 작은 책방이다. 평소 시간이 날 때면 TV를 시청하기보다 독서를 즐기는 부부의 취미 생활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곳. 부부가 직접 꾸몄는데 벽 한 면 전체에 시스템 선반을 설치한 것이 이색적이다. 부피가 있는 가구에 비해 공간의 답답함이 덜한 선반형 책장은 수납 방식까지 자유로워 고민 없이 선택했다. 여기에 안락함을 더하는 라운지 체어를 두어 완벽한 쉼의 공간을 완성했다. 3층만큼이나 부부가 함께 자주 머무는 곳이 바로 1층의 서재. 취미 생활과 분리해 업무 또는 공부를 하기 위해 마련한 방으로 낮에는 넓은 창을 통해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오고 정원이 바로 내다보여 더욱 매력적인 공간이다.


1 부부의 취미 공간인 3층의 모습. 추후에 선반을 추가해 책 수납을 효율적으로 하려고 시스템 선반을 선택했다. 설치한 벽은 지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공시 시멘트를 추가하는 보강 작업을 거쳤다.
2 서재와 2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이 이어지는 복도.


부부가 함께 공부하거나 업무를 하는 작업실 겸 서재. 창밖 정원의 모습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부부가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
이 집의 중심이 되는 공간은 정원이 아닐까 싶다. 낭만적인 정취를 풍기는 아름다운 정원은 부부의 꾸준한 관심과 돌봄이 있었기에 가능할 터. 처음 가드닝을 해보는 서정 씨는 정원을 꾸미기 전 고민이 많았다. 그저 예쁜 식물을 마구잡이로 심을 수 없는 법. 정원의 테마를 잡는 게 우선순위였다. 그렇기에 참고할 만한 사진을 수집하고 머릿속에 그리던 정원의 모습을 추려냈다. 그런 다음 폭스더그린 허성하 실장의 조언을 얻어 지금의 정원이 완성된 것. 켄터키 블루글라스를 깔고 바위수국, 샤스타데이지 등 다채로운 플라워를 식재해 영국의 내추럴한 정원을 표방했다. 또한 겨울과 봄, 두 번에 걸쳐 식재를 했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월동할 수 있는 식물 위주로 구성했다. “사계절 각기 다른 운치를 즐기려면 개화 시기가 다른 식물을 섞어 심는 것을 추천해요. 예를 들어 초여름에는 수국, 늦가을에는 억새가 정원의 분위기를 주도하게 하는 것이죠.”

주말이면 부부는 무척 바쁘다. 남편은 잔디 깎기와 비료 주기를, 아내는 가지치기와 꽃밭 가꾸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 정원은 버델에게 뛰어놀기 좋은 놀이터가 되곤 하는데 이렇게 가족 모두가 이곳에 머물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웃과 소통의 장이 열리기도 한다. 이웃 주민들의 공통 관심사가 반려동물과 가드닝이다 보니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활발하게 교류하는 것도 이 집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우리가 정말 예쁜 집에서 살았었지’라며 추억을 회상하고 싶다는 부부. 이들의 신혼집은 평생의 특별함을 간직해줄 소중한 공간임이 틀림없다.


1 정원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서정 씨와 반려견 버델.
2 집으로 들어서면 다채로운 매력의 식물들이 현관 앞에서 맞이한다.


1 잘 익은 열매를 따서 즐겨 먹는다는 블루베리 나무. 날씨가 좋은 요즘에는 이틀에 한 번씩 수확한다.
2 철도 침목을 깔아 더욱 정겨운 풍경의 정원을 조성했다.
3 정원 한편에 풍성하게 핀 바위수국이 존재감을 발하며 활력을 더한다.
4 정원에서 바라본 타운하우스의 전경.



INFO
면적
330m²
구조 1층: 정원, 거실, 주방, 서재
2층: 침실, 게스트 룸, 프라이빗 욕실
3층: 라운지, 테라스
주요 마감재 콘크리트 벽, 장판, 마루
가족 구성원 부부 + 반려견
리모델링&인테리어 포인트
1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코너형으로 트인 창을 없애고 벽을 세워 TV를 설치했다. 가든이 바라보이도록 창문쪽으로 소파를 배치한 것이 특징
2 침실, 드레스 룸, 욕실까지 실용적인 동선을 고려해 공간 구획 변경
3 벽을 허물어 두 개의 화장실을 하나로 터 부부만의 욕실을 완성

Editor김소현

Photographer이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