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폴센 성수 전체공간 October, 2020 빛은 삶의 질을 높이고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아름다운 빛을 위해 만들어지는 루이스폴센의 제품들. 제품과 빛에 대한 따스한 이야기가 바로 여기, 성수에 모였다.

아시아의 두 번째 루이스폴센 모노 숍
성수동 어느 골목길의 옛 종이 창고를 개조한 공간, 아시아에서 두 번째 루이스폴센 모노 숍이 문을 열었다. 빛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제품과 함께 공간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곳으로 따스한 빛이 관람객을 맞이하는 곳이다. 북유럽으로 건너간 모더니즘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공간과 가구 디자인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성수의 이 공간 역시 옛 공장의 구조와 자재를 버리지 않고 활용,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해 다시금 생명을 불어넣은 쇼룸으로 변모했다.
공간 안팎에는 빛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조명과 건축, 가구들이 어우러져 있다. 건물 한쪽에 정원에서 사용하는 외부 조명이 다양한 라인업으로 준비되어 있고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품도 눈에 띈다. 실내로 들어서면 포울 헨닝센(Poul Henningsen)의 PH아티초크(PH Artichoke) 라인업이 방문자를 반기고,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제품들이 자세한 정보와 함께 순서대로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루이스폴센의 조명 라인업을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고, 브랜드 히스토리와 함께 자세한 가이드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종이 창고를 개조해 쇼룸으로 만든 루이스폴센 성수.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제품 라인업이 전시되어 있으며, 브랜드 스토리와 디자이너 소개도 함께 제공한다.


칼한센앤선 테이블 위에 루이스폴센의 시그니처 펜던트 조명 PH5가 다채로운 컬러 베리에이션을 선보이며 디스플레이되어 있다. 이곳은 작은 살롱처럼 소규모 인원이 모여 강의 등을 진행할 공간이기도 하다.


공간의 일부를 파 높낮이에 차이를 주었다. 입체적인 빛을 엿볼 수 있는 인테리어 요소다.



속 깊은 빛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
빛을 통해 공간과 생활을 바꾸고 싶은 사람이라면 매장 곳곳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자.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OE 콰시 라이트(OE Quasi Light)가 건물보다 앞서 방문객을 맞이하며 조명의 미래로 안내하고, 시간대별 햇빛의 색과 방향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도록 배치된 피에이치파이브(PH5)의 컬러 베리에이션은 마치 팔색조처럼 매 순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실내의 높낮이 변주로 공간과 빛의 다채로운 상호작용을 연출한 인테리어도 관람 포인트. 현장에 상주하는 매니저에게 제품과 공간에 대한 설명을 넌지시 요청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제품을 뛰어넘어 빛 그 자체에 대한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7가길 10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월요일 휴무)
문의 02-6462-6262

칼한센앤선 테이블 위에 루이스폴센의 시그니처 펜던트 조명 PH5가 다채로운 컬러 베리에이션을 선보이며 디스플레이되어 있다. 이곳은 작은 살롱처럼 소규모 인원이 모여 강의 등을 진행할 공간이기도 하다.



루이스폴센 한국 대표 박성제


빛의 형태를 디자인하다(Design for light shape). 루이스폴센을 가장 잘 표현했다는 이 문장을 들고 한국지사 박성제 대표와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빛, 그리고 빛의 형태를 잘 이해하기 위하여.


국내에 루이스폴센이 추구하는 빛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하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알려온 박성제 대표. 루이스폴센 한국 마켓의 총괄 매니저이자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루이스폴센, 이제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브랜드임에 틀림없다. 간단한 브랜드 소개를 부탁한다.


1874년에 덴마크에서 탄생한 조명 전문 브랜드다. 조명만 만드는 회사로 147년 외길을 걸어왔다. 복제품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PH5를 비롯해 국내에 북유럽 디자인의 대명사로 이름 높지만, 사실 트렌드라기보다는 이제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리고 헤리티지의 반열에 올라선 브랜드이다.



덴마크의 지리적, 문화적 환경이 루이스폴센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덴마크는 1년 중 6개월을 어스름한 어둠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해가 일찍 진다. 그래서 눈부심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조명을 직광으로 바라볼 때에 눈이 부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울 헨닝센은 리플렉션(Reflection, 반사)과 디퓨징(Diffusing, 확산)을 통해 빛을 부드럽게 바꾸고 이를 실내로 들이는 방법을 고안해 제품화했다. 반사되고 걸러진 빛은 입자가 고와지며 공간을 부드럽게 만든다. 포울 헨닝센의 약자를 딴 PH 시리즈를 비롯해 아르네 야콥센의 AJ시리즈, 외이빈드 슬라토의 파테라 역시 이러한 기술을 충실히 담은 작품이다. 등가구 디자인이 아닌 빛 그자체를 디자인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에서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편안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만나는 PH아티초크와 판텔라 시리즈. 특히 블랙 셸의 PH아티초크는 최근 발표한 신제품 라인업이다.



한국의 전시 공간이 아시아에서 두 번째이다.


공장이 밀집해 있던 성수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에 주목했다. 루이스폴센이 태어난 덴마크 코펜하겐 역시 공장 밀집 지대였고, 옛 흔적을 살린 채로 현대적 기능을 더한 북유럽식 모더니즘을 발전시켜온 나라다. 이곳 성수동이 그 DNA를 공유하고 루이스폴센의 헤리티지를 전하기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이곳은 종이 박스를 제작하는 공장이었다. 폐목재를 사용해 지붕을 엮은 구조나 옛 수조통, 벽을 이루는 시멘트 블록 등을 그대로 살려 보여주는 방식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이 덴마크와 한국을 연결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가 되길 바란다.



루이스폴센의 라인업 대부분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특별히 관람을 추천할 포인트가 있다면.


5분 안에 전 제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넓은 시야각을 확보해 제품을 디스플레이했다. 덕분에 빠르게 제품의 특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조명을 통해 좀 더 공간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조금 더 오래 머물면서 공간과 빛의 관계를 시간대별로, 그리고 날씨별로 경험해 보길 권한다. 비가 오면 천장 슬레이트와 알루미늄 패널에 빗방울이 부딪히며 내는 타닥타닥 소리가 더없이 경쾌하다. 오전과 오후에 느껴지는 풍경도 다르다. 저녁이 되면 외부 조명이 어스름히 빛을 발하면서 실내에 설치된 조명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7시까지 열려 있으니, 요즘같이 해가 갈수록 짧아지는 시기라면 그 분위기를 경험하기에 더할나위 없을 거다.


리움에서의 전시로 이미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과 협업해 만든 OE 콰시 라이트. 건축물보다 앞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얼굴이자,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리움에서의 전시로 이미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과 협업해 만든 OE 콰시 라이트. 건축물보다 앞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얼굴이자,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조명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의 주거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빛을 다루는 방식과 사용하는 방법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형광등을 사용하고 그 아래에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공간에 따라 필요한 빛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조명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덴마크에 흥미로운 말이 있다. ‘좋은 공간에는 5개의 조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식탁에서 밥을 먹으며 하루를 나누는 데 필요한 빛, 책을 읽고 집중할 때 필요한 빛이 모두 다르다. 필요한 빛에 따라 필요한 조명도 달라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좋은 빛은 삶의 질을 높이고 윤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디자인은 철저히 지식에 기반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클래식 음악이 그 기반 없이는 감동이 덜한 것과 마찬가지다. 루이스폴센 성수에서는 여러 렉처를 기획 중이다. 사람들이 디자인을 배우고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물론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된 후의 이야기다(웃음). 디자인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행태 대신, 제품이 품고 있는 가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루이스폴센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이해하고, 이를 좋아하는 팬을 폭넓게 확보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루이스폴센에서 준비한 다양한 디자인 강의와 살롱 프로그램을 이곳 성수에서 열 계획이다.


Editor정사은

Photographer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