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의 가치를 누리는 곳 전체공간 September, 2019 자연을 누리는 방법은 천차만별. 꾸밈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곳이라면 완벽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비일상적인 공간으로의 초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통해 느껴지는 풀 냄새, 시야 가득 찬 푸른 나무. 정녕 이곳이 숲인가 싶다. 실내에서 자연의 오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멋진 공간이라면 머무름만으로도 행복할 듯. 소란스러운 도시와 조금 떨어진 양평에 자리한 별장 ‘메종 390(Maison 390)’은 오로지 휴식만을 위한 곳이다. 일주일의 절반 정도를 이곳에서 머무는 집주인 가족은 여기서 일상의 활력을 얻는다고. 르 씨지엠 구만재 소장이 설계한 별장은 그야말로 가족의 케렌시아가 틀림없다. 설계에서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은 집의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것. 그래서 전통적인 박공지붕의 주택 모습을 따랐다. 6m가 넘는 천장고와 사방 유리창을 적용해 극단적인 개방감을 확보하면서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이 실내로 스며들도록 했다. 이를 위해 원래 자리 잡고 있던 주변의 자연물은 그대로 두었다. 구만재 소장은 아름다운 뷰에 만족하지 않고 후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요소들도 놓치지 않았다. 바람의 길을 만들어 공기의 순환을 유도한 게 한 예. 이 과정에서 나무, 흙, 물 등 자연 특유의 냄새가 집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더불어 근처 계곡의 물이 흐르는 소리가 더해져 매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별장의 중앙에 있는 다이닝 룸. 화이트 컬러 바탕의 공간에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 모빌 형태의 조명을 달고 액자를 걸었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의 모습. 사방에 유리창을 내 실내에서도 오롯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1 복도로 이어지는 곳에 블랙 스틸 프레임의 중문를 달았으며 대리석을 활용한 포인트 벽으로 고급스러운 무드를 더했다.
2 마치 병풍처럼 자연의 파노라마 뷰가 펼쳐지는 거실. 큰 유리창을 통해 1 사계절 자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1 거실과 이어진 다이닝 룸. 끝 쪽 유리창을 열어두면 야외 테라스 공간과도 하나로 이어진다.
2 거실의 가구는 미니멀하면서도 컬러 포인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들로 스타일링했다.


1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화이트 공간의 분위기와 반대되는 블랙 컬러의 대리석으로 마감했다.
2 1층에 있는 메인 욕실의 모습. 차분한 톤의 컬러 스톤으로 시공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파티션 역할을 하는 벽을 세워 세면과 샤워 공간을 나눈 것이 특징.



가족의 리틀 포레스트
구만재 소장은 거주자의 관점에서 집을 짓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 말한다. 건축가의 어려운 철학이나 메시지를 녹인 공간은 멋들어질지 몰라도 사는 이의 공감을 끌어내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기 때문. 그렇기에 공간마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길 원했다. 설계 전부터 집주인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족의 소소한 삶이 펼쳐지는 장이자 건축적으로 실용성이 높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그 접점을 찾고자 했다. 이런 맥락에서 주목한 부분이 바로 동선. 집의 끝과 끝을 직선으로 연결하듯 길게 뻗은 동선으로 아파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공간 구획을 이루었다. 일상과 다른 모습을 전하면서 휴식을 위해 찾는 공간임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 방의 개수도 과감히 줄였다. 불필요한 공간은 없애고 과감하게 하나로 터 주거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서 돋보이는 점은 집 전체가 한눈에 내다보이는 다락방 형식의 2층 룸을 만든 것. 서재와 게스트 룸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곳에선 1층의 모든 곳과 소통이 가능한 게 특징. 또한 분위기의 통일성을 위해 시공에 사용했던 소재로 만든 맞춤 가구를 들이고 컬러감이 있는 가구를 곁들여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치밀한 디자인 설계와 가족이 추구하는 삶을 반영한 디테일이 있기에 특별한 건축적 장치가 없어도 멋진 쉼의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1 소장이 집주인에게 선물한 장식 오브제. 자개 장 문을 리폼한 것으로 밋밋한 공간에 세련된 멋을 전한다.
2 다락방 형태의 2층이다. 1층이 내려다보이는 오픈 방으로 가족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곳이 되기도 한다.


1 별장 앞 계곡까지 이어지는 길. 인공적으로 꾸민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 보존된 가든이라 주변 산과도 잘 어울린다.
2 야외 테라스에 마련한 가족의 바비큐 공간이다. 다이닝 테이블은 르 씨지엠에서 제작한 것. 건물 외벽에 콘크리트로 만든 짙은 그레이 톤의 인조 블럭이 차분한 분위기를 더한다.


해 질 녘의 메종 390의 모습. 집의 중심 요소가 되는 지붕 디자인이 돋보이는 데 간격이 다른 두 가지 패널을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 이는 빗물을 세세하게 분산시켜 낙숫물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도록 고려한 것이다. 이처럼 건축가의 섬세한 설계와 시공은 실내 어디서든 온몸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르 씨지엠(02-583-7024, www.sixieme.co.kr)

Editor김소현

Photograp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