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자연스러운 스밈 전체공간 August, 2019 집은 스밈의 연속이다. 누군가의 일상이 맞닿고, 손길이 번지고, 취향이 짙게 밴다. 이 모든 것이 모여 고유의 결을 만드는 법. 취향을 오롯이 품은 ‘가장 나다운 공간’을 소개한다. 테이블 위 작은 소품의 존재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집의 풍경.

다양한 취향을 품은 너그러운 집
너그러운 품처럼 다채로운 스타일이 공존하는 신정아 씨의 집. 부부와 딸 그리고 반려견 먹물이의 공간이다. 올해 가족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딸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고, 남편은 새로운 회사로 자리를 옮긴 후 일에 몰두했다. 익숙하게 흐르던 일상이 달라지자 집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던 차. 그녀는 그동안 아이나 남편의 패턴에 맞춰 생활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취향을 오롯이 담고 싶었다.

“어느 한 가지 스타일에 몰입하는 편이 아니에요. 위트 넘치는 아트 토이는 물론 고아한 분위기의 우리나라 옛 가구와 그림도 좋아하지요. 기존의 가구와 소품이 무리 없이 조화되는 ‘도화지’ 같은 공간을 원했어요. 따뜻하고 열려 있는 집이랄까요.”

단조로운 화이트 스타일은 멀리하되, 장식적인 디테일은 배제한 집. 화이트 바탕에 원목이 지닌 편안함을 더해 안정감을 부여했다. 그 속에서 다양한 스타일이 한데 어우러지며 고유한 결을 만들어냈다.



1 주방, 다이닝 룸, 거실이 하나로 이어진 LDK 구조로 넉넉한 개방감이 돋보인다.
2 화이트와 원목 마루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스타일의 소품과 가구가 자리한다.
3 어느 소품이든 어색함 없이 놓인 풍경이 집 안 곳곳에 펼쳐진다.



곳곳에서 빛나는 여백과 어울림
주중에 남편은 회사 일로 늦게 들어오는 날이 잦았고, 아이도 그동안 입시 준비로 바빴기 때문에 딸이 방학을 맞아 집에 올 때면 세 식구는 거실에서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러면 여전히 거실은 가족에게 놀이터이자 휴식처, 소통의 공간이 되어준다. 거실을 여백이 많은 공간으로 완성한 이유도 이를 위해서다. 텔레비전 앞에 작은 상을 펴놓고 오순도순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함께 바닥에 누워 뒹굴뒹굴 여유를 즐기며 먹물이와 던지기 놀이를 하는 시간이 그 어떤 때보다 달콤하다.

무엇보다 주방과 다이닝 룸, 거실이 경계 없이 조화롭게 이어진 점이 돋보인다. 사실 오픈형 주방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처음에는 무난한 화이트&우드 싱크대를 생각했지만 오픈된 곳이기에 무게감을 부여하고, 공간의 포인트가 되길 바랐다. 가구 소재 선택에 고민이 깊어지던차, 옐로플라스틱 노경륜 과장의 솔루션이 빛을 발했다. 거실과 어색함 없이 이어지도록 ‘소재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집중했다. 원목 바닥과 비슷한 무늬목 주방 가구를 선택하고, 포인트로 테라초 타일의 파티션을 함께 구성해 따뜻하면서도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 가족과 반려견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거실. 여백을 두어 활동 반경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2 무늬목과 테라초 타일 소재 가구가 조화로운 오픈형 주방.
3 안방의 베란다를 안으로 들여 또 다른 공간을 완성했다. 한옥의 평상처럼 정겨운 분위기가 돋보인다.



집이라는 선물, 다정한 변화
삭막한 안방 베란다는 소담스러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비효율적이었던 베란다를 실내로 들여 아늑한 느낌을 연출했다. 마치 한옥의 평상 같은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기존의 침대와 소품 등과 잘 어우러져 오래전부터 자리한 것처럼 꼭 들어맞았다. 친숙한 느낌에 첫날부터 숙면을 취했다고. 안방 화장실 욕조 또한 맘에 쏙 드는 공간이다. 화이트 타일로 마감하고 한쪽 벽면에는 앉아서 샤워할 수 있도록 작은 벤치를 구성했다.

“청소는 좀 더 신경 써야 하지만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갔던 대중목욕탕이 생각나서 좋더라고요.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서 만족스러워요. 남편과 아이 또한 집의 변화를 반기죠. 타일 바닥을 원목마루로 바꾸었더니 발에 닿는 촉감이 아주 좋다며 만족해한답니다.”

집의 변화는 곧 삶의 변화다. 감성과 정서를 충만하게 이끄는 공간의 요소요소야말로 일상이 한 뼘 더 즐거워지는 해법이 아닐까. 머무는 이의 취향을 충실히 품은 이곳처럼.


1 화이트와 원목 베이스에 고가구와 그림 한 폭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 화이트 타일로 마감한 화장실. 아날로그 정서가 담뿍 묻어난다.
3 서재 겸 공부방 한쪽 벽면은 스트링 선반과 책상으로 꾸미고 취향이 드러나는 소품으로 생동감을 부여했다.



INFO
면적 137.46m²
구조 거실 + 주방 + 방 2 + 서재 + 드레스 룸 + 화장실 2
주요 마감재 실크 벽지 벽체, 원목마루 바닥, 온돌마루 바닥
가족 구성원 부부 + 딸 1
리모델링&인테리어 포인트
1
거실과 주방, 다이닝 공간이 이어진 LDK 구조 거실로 가족과 반려견의 넉넉한 휴식처를 완성
2 사용도가 낮은 안방 베란다를 정겨운 평상처럼 꾸며 이색적인 분위기 연출
3 안방 욕실과 욕조를 화이트 사각 타일로 마감해 아날로그 감성 연출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옐로플라스틱(02-332-3547, www.yellowplastic.co.kr)



Editor김주희

Photograp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