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속에 산다는 것 전체공간 August, 2019 매일 머무는 집이 휴양지 부럽지 않다. 일상의 모든 순간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곳. 머무는 이의 취향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집에 다녀왔다.

머무는 이와 꼭 닮은 집
누구에게나 취향이 있다. 자기만의 색이 배어나는 공간에 산다는 건 어쩌면 우리 모두의 꿈이 아닐는지. 이진영씨 부부와 5학년 아들이 사는 집이 꼭 그랬다. 남양주에 위치한 이들의 타운하우스는 세 식구가 일상을 꾸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공간이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정원의 풍경. 거실의 원목 마루와 어우러지는 다양한 식물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시선을 사로잡았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정원에 물을 준 후 안락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이진영 씨. 가구 회사에 다니며 남다른 안목을 쌓아온 그녀는 집 안 곳곳을 꾸밀 때 공간에서 이루어질 활동을 떠올리고 이에 필요한 가구와 소품을 짚어본 후 원하는 콘셉트에 맞춰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래서일까. 책 더미와 앤티크한 소품으로 이색적인 무드를 연출한 계단, 곳곳에 배치해 싱그러운 분위기를 배가하는 식물, 빈티지한 감성을 자아내는 레트로풍의 가구와 소품들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들이지 않고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엿보였다.



1 화이트 컬러의 벽돌과 패브릭 등을 적절하게 믹스 매치해 포근한 무드를 완성한 1층 거실. 소파는 이트니 크라프트.
2 계단 손잡이와 가죽 소파의 색감이 어우러져 빈티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인 소파는 프리핸드.



가장 안락한 일상을 위하여
바닥은 기존에 있던 강마루를 철거하고 짙은 톤의 오크 원목 마루로 시공했다. 벽면과 천장의 팬은 화이트 컬러로 통일하고 여기에 포근한 패브릭 소파와 빈티지한 디자인의 1인 체어, 그리고 벽난로를 함께 연출해 안락한 거실을 완성했다.

“사람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색온도가 촛불이나 장작불에서 보이는 1800K라고 해요. 업무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인데 집에 돌아오면 짐도 풀기 전에 가장 먼저 난로에 불을 피우죠.” 이진영 씨가 집을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로 꼽은 것은 다름 아닌 거실의 벽난로다. 여름에도 벽난로에 캔들을 넣고 그 모습을 감상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고. 부엌과 다이닝 공간은 이 집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우드와 라탄 소재를 사용한 가구로 채우고 앤티크한 벽걸이 촛대를 걸어 내추럴하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 것. 기존에는 거실과 부엌 싱크대가 가까이에 있는 협소한 구조였기 때문에 원래 있던 좁은 공간을 지금의 부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이닝 테이블과 요리 공간 사이에 있는 벽면에는 아담한 창을 내 쉽게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주방에서 설거지를 할 때 사각 프레임 너머로 보이는 거실의 전경과 거실에서 바라보는 부엌의 모습이 모두 색다른 인테리어 요소로 자리 잡아 마음에 쏙 든다고. 선반 역할을 겸하는 창틀에는 자그마한 벨을 두어 재미를 더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와 나무 소재를 활용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인상을 주는 1층 공간. 원목 소재의 테이블과 라탄으로 제작한 다이닝 체어는 시카 디자인, 펜던트 조명은 루이스 폴센, 거실의 커피 테이블은 마운틴티크.


1 창의 위쪽에 선반을 만들어 책과 함께 연출한 센스가 엿보인다.
2 고방 유리를 사용한 현관문 옆에 복고 디자인의 마샬 스피커를 함께 연출해 레트로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중문과 책장은 맞춤 제작을 했다.
3 이색적인 분위기를 배가하는 벽걸이 촛대는 이진영 씨가 해외로 출장을 갔을 때 방문한 앤티크 숍에서 구매한 물건이다.



생명력 넘치는 보태니컬 파라다이스
부부가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내는 침실은 이진영 씨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숲에서 깬 것처럼 햇빛을 받은 식물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던 그녀의 로망을 실현했기 때문. 창가에 여러 종류의 식물을 배치하고 최근에는 라탄 소재의 행잉 체어를 더해 남다른 플랜테리어를 완성했다. 더불어 채도가 높은 색상 대신 주로 화이트와 뉴트럴 톤을 사용해 침실이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 침대 옆의 계단은 다락방과 옥상 테라스로 이어진다. 천장에 유리 창문을 내 아늑함을 배가한 다락방에서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 개인 작업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리고 야외용 가구와 분위기 있는 조명을 더한 옥상 테라스에서는 종종 소소한 홈 파티를 즐긴다. 이진영 씨의 집 안 구석구석은 에디터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로 가득했다. 세 식구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져서였을까. 머무는 이의 취향이 집에 묻어난다는 건 참으로 근사한 일이다.


1 이국적인 식물원을 연상하게 하는 창가. 계단 옆에 놓은 대나무야자는 이들 부부와 10여 년간 함께한 의미 있는 식물이다. 행잉 에그 체어는 시카 디자인, 펜던트 조명은 노만 코펜하겐.
2 다락방과 옥상 테라스로 연결되는 침실의 계단.


3 침실 한쪽에 두고 식물에 물을 줄 때 활용하는 욕조. 실버 컬러의 받침이 클래식하면서도 독특한 무드를 연출한다.
4 원래 있던 작은 붙박이장을 없애고 책상과 선반을 설치해 다양한 작업과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책상 위에는 타공판을 설치해 영감을 주는 글과 이미지를 붙여둔다. 블랙 컬러의 프레임이 돋보이는 체어는 톤.


1, 2 다양한 식물을 기르는 1층의 정원. 갓 딴 블루베리를 씻어 먹고 함께 담소를 나누는 등 세 식구가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공간이다. 로킹 체어는 시카 디자인.
3 정원 한쪽에 쌓아 올린 장작더미.


4, 5 아웃도어 가구를 비치해 소소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옥상 테라스. 테이블과 벤치는 마운틴티크, 아카풀코 체어는 에프엠가구.
6 공간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부부와 초등학생 아들.



INFO
면적
105m²
구조 1층: 거실 + 주방 + 화장실 + 데크 + 정원
2층: 방 2 + 화장실
3층: 다락방 + 옥상 테라스
주요 마감재 오크 원목 마루
가족 구성원 부부 + 아들 1
리모델링&인테리어 포인트
1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구분 짓는 벽면에 창을 내 소통할 수 있도록 연출
2 라탄 가구와 식물로 내추럴한 분위기를 조성한 데크와 정원
3 침실의 계단을 통해 연결되는 다락방과 옥상 테라스

Editor오하림

Photographer문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