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집 전체공간 August, 2019 여름의 초록빛으로 물든 산과 끝없이 펼쳐지는 금강의 풍경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네 식구의 보금자리. 차가울 것만 같던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남다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들의 아늑한 공간은 그 자체로 쉼이 된다.

산과 강의 일부가 되다
자연의 풍경은 어떤 공간도 오롯이 그 자체로 돋보이게 해준다.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오예현 씨의 주택 또한 예외가 아니다. 부부와 고등학생 아들, 대학생 딸 그리고 두 마리의 반려견이 함께 머물며 일상을 보내는 이들의 집은 공간을 둘러싼 금강과 산이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인테리어와 하우징 사업을 하는 오예현 씨의 남편 박대선 씨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해 직접 지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공간이라고. 총 3층으로 구성한 건물은 9개월의 시공 기간을 거쳐 완성되었다.

이들은 에코 주택을 지향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온수는 모두 태양광을 활용하고 냉난방도 모두 지열로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규모가 꽤 큰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기만 쓰기 때문에 총 관리비는 20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

“보통 주택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후에 살고 싶다고 하는데, 오히려 젊고 힘이 더 있을 때 살아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아파트보다 유지, 관리에 손이 많이 가는 것이 그 이유다.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오예현 씨는 온전히 쉴 수 있는 개인 주택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외부와 분리가 되어 있는 주택의 특성상 프라이빗한 일상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


실내에서도 마당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도록 넓은 창을 더해 개방감을 살린 발코니. 스크린을 내리고 영화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1 발코니는 한적한 휴양지에서의 쉼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장소다. 그린라이트 식물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해준다.
2 다이닝 공간에서 바라본 풍경. 정원 너머로 보이는 울창한 숲과 강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시야에 담긴다. 레드 컬러의 ‘스펀 체어’가 포인트 역할을 한다.



인더스트리얼의 새로운 정의
“공간은 비울수록 생겨요. 인테리어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부부가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은 후 공간에 대해 가지게 된 철학의 핵심은 ‘비우는 것’에 있었다. 다섯 번 이사를 다니며 올 화이트부터 오리엔탈 무드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스타일이 없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두 사람은 결국 간결하고 미니멀한 요소에 초점을 맞춘 지금의 집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모든 층은 차분한 인더스트리얼 풍으로 꾸몄다. 주거 공간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콘크리트 벽면과 스톤 소재의 느낌을 살린 바닥 타일에 튀지 않는 컬러를 적용한 가구를 매치한 것. 내부 마감재의 거칠고 차가운 느낌과 자연광이 만나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했다. 그 흔한 몰딩 하나 더하지 않고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배제한 이 집의 유일한 장식은 오예현씨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아트워크다. 그녀는 무채색이라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집안 곳곳에 경쾌한 색감의 그림이나 조형물을 더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부부가 가장 애착을 가진 공간은 다름 아닌 주방. 특히 남편 박대선 씨는 요리에 관심이 남다르다. 최근에는 정원에서 직접 딴 오디, 딸기, 보리수 등 유실수 열매로 직접 잼을 만들기도 했다고.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요리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쾌적한 주방 인테리어에 유독 심혈을 기울였다. 마치 숲속에서 요리하는 듯한 공간을 연출하기 위함이다. 창을 열고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정원에서 직접 기른 재료로 요리하는 일은 이들 부부에게 소중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1 아일랜드 식탁과 다이닝 테이블을 중심으로 대형 창호를 설치한 공간.
2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오예현·박대선 씨 부부.

부부가 가장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는 주방 공간. 대형 아일랜드 식탁은 상판이 보통의 것보다 넓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주방 가구는 노빌리아.



사방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생활 공간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지나 계단을 올라오면 가족의 프라이빗한 생활 공간이 펼쳐진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패브릭 소파와 러그 그리고 아담한 사이즈의 사이드 테이블을 매치한 거실을 중심으로 양옆에는 부부의 침실과 두 자녀의 방이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인 방처럼 화장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대신 모두 하나로 연결한 점이 눈에 띈다. 세면대와 욕조 그리고 샤워 부스가 벽면 없이 침대 바로 앞에 있는 색다른 구조다. 두 자녀의 방은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로 구성했다. 아들과 딸의 방은 각각 침대와 캐비닛만 들이고 책상은 따로 두지 않는 대신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오픈형 서재를 꾸며 공부할 때 집중도를 높이도록 도왔다.


1 인더스트리얼 풍의 인테리어는 차갑고 경직된 느낌을 준다는 편견을 깬 거실 공간. 중앙 벽면에 건 그림이 산뜻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2, 3 공간을 가리고 분리하는 대신 침실과 욕실을 모두 하나로 연결한 구조가 독특하다. 욕실 가구는 새턴바스.

1, 2 두 자녀가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꾸민 오픈 서재는 탁 트인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창 앞에 자리한다. 실내 공간의 모든 조명은 필요에 따라 다르게 연출 가능한 모듈 타입으로 통일해 실용성을 살렸다.


생활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벽면에는 유니크한 그림을 걸어 갤러리와 같은 공간을 연출했다.

1, 2 차고와 작업실로 사용하는 공간.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방과 탁구 연습장으로 꾸몄다.
3 가족의 생활 공간은 차고 내부에 있는 현관을 통해 연결되기 때문에 외부와 철저하게 분리된 공간에서 보다 프라이빗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INFO
면적 430m²
구조 1층: 창고 + 신발장 + 차고 겸 작업실
2층: 주방 + 다이닝 공간 + 발코니 겸 거실 + 욕실
3층: 거실 + 오픈 서재 + 방 3 + 드레스 룸
주요 마감재 콘크리트 벽면, 타일 바닥
가족 구성원 부부 + 딸 1 + 아들 1 + 반려견 2
리모델링&인테리어 포인트
1 가구와 가전 기기를 테라스에 두고 전면 창호를 설치해 마당이 한눈에 보이는 색다른 거실 공간 구현
2 방에 따로 책상을 두지 않고 두 자녀가 함께 사용하는 오픈 서재 연출
3 화장실과 욕실을 분리하지 않고 침실의 가구와 함께 어우러지게 구성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스페이스 티(042-489-6252)



Editor오하림

Photographer오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