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 홈&라이프스타일 솔루션 - PART 3 기타 June, 2019 빠르게 변하는 오늘날, 건축은 영원성을 지닌 드문 존재다. 최근 건축은 문화유산 혹은 자연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도심 속 지속 가능한 삶의 가치를 담은 친환경 건축을 소개한다.

건물의 쓸모를 되살리는 재생건축


업사이클링 유리병으로 채운 공간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 노르게스글라세트

‘노르웨이 유리’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은 노르게스글라 세트(Norgesglasset)는 오슬로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 위치한 바다. 디자인 회사 스뇌헤타(Snøhetta)가 만든 공간으로 돔 형태의 구조물에 수천 개의 유리병을 사용해 천장, 벽면을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유리병이 하나의 연속적인 유기물 형태로 촘촘히 이어진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리드미컬한 샹들리에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유리병은 조명과 어우러지며 빛과 그림자의 변주를 선사한다. 심플한 레드 카펫과 가구의 매치 또한 특유의 북유럽 감성을 풍긴다. 유리병은 오래전부터 노르웨이 가정에서 음식을 보관할 때 사용해온 물건인데, 소박하고 평범한 소재로 화려하고 유니크한 공간을 만든 점이 흥미롭다.


ⓒSnøhetta
Photographer Ketil Jacobsen



18세기 석탄 창고의 근사한 반전
런던 콜 드롭스 야드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에 자리한 복합 쇼핑몰 콜 드롭스 야드(Coal Drops Yard)는 1850년대에 지어진 두 개의 석탄 창고를 개조한 공간이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런던의 건물 대부분의 난방을 책임졌던 석탄 창고는 전기가 통용되면서 폐창고로 전락했다. 버려진 건물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런던의 도심 재생 프로젝트 덕분이다. 현재 콜 드롭스 야드는 3층 규모에 50개 이상의 상점과 식당, 카페 등이 즐비하다. 역사적인 공간에 꾸민 트렌디한 공간이라는 점만으로도 많은 이의 흥미를 끌고 있다. 아치형 세트 같은 풍경도 이색적인 볼거리. 건축 사무소 헤더윅 스튜디오가 설계를 맡았는데, 두 개의 창고를 하나의 거대한 지붕으로 연결했다. 마치 날개가 닿은 것처럼 보이는데, 창고 지붕 위에 벽돌과 주철을 덧대 끝이 서로 맞닿게 했다. 빈티지한 벽돌의 건물 외관과 현대적인 느낌의 세련된 곡선이 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에서 도시 재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역사를 품은 새로운 문화 허브
홍콩 타이 쿤

최근 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 재생이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홍콩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타이 쿤(Tai Kwun)도 그중 하나. 1841년 홍콩의 경찰청사와 교도소로 설립된 중앙경찰서 등 3곳의 국가지정 기념 건축물을 아울러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건물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 170년의 홍콩 역사를 품은 셈이다. 10년이 넘은 복원 작업 끝에 16개의 건물을 보존하고 JC 컨템퍼러리와 JC 큐브, 2개의 신축 건물을 세워 거대한 문화 허브를 만들어냈다. 이곳에 서는 문화유산 전시는 물론 각종 예술 전시 및 공연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단순한 문화유산을 넘어 예술 애호가부터 일반 관광객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Tai Kwun
1919년에 완성된 경찰 본부 블록.




친환경 자재를 활용한 착한 건축


자연 친화적인 소재로 연출한 한국의 멋
서울 주한스위스대사관

주한스위스대사관 신축 건물은 한국의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 전통과 이국적인 느낌이 공존하며 나선형 구조와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통해 통합과 개방의 묘를 살렸다. 건물은 네 개의 날개 형태로 이루어졌으며 한국 전통 가옥인 한옥의 외관과 구조를 지녔다. 자연 친화적인 소재로 인위적인 느낌을 덜고 내추럴한 분위기를 자아낸 점도 돋보인다. 내부 마당 벽을 목재와 유리로 완성했다. 특히 나무 들보와 바닥부터 천장까지 연결된 통유리 창이 만들어낸 격자 무늬의 투명한 벽이 독특한 미를 자랑한다. 묵직한 화강암으로 장식한 광장 형태의 안마당은 이 건물의 포인트 스폿. 마당에 설치한 ‘워터 커넥션’도 주목할 것. 처마와 물받이에 연결된 세 개의 레인 체인으로 구성한 설치 작품으로 비가 올때면 빗물이 흐르는 자연스러운 풍경을 선사한다.


ⓒH?l?ne Binet



나무를 도시 품 안에
수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지구 온난화가 문제점으로 대두되면서 친환경 건축 자재 또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목재.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되는 철근, 콘크리트와 달리 목재는 거의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목재는 열전도율이 낮아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준다. 또 재생 가능한 무한한 자원일뿐더러 아름다운 외관 연출에도 유용하다. 경기도 수원에 자리한 산림유전자 원부 종합연구동이 목재 건축의 좋은 예다. 국내 최초로 4층 목조 건축물로 완성했는데, 친환경·저탄소·저에너지 건축의 필요성이 대두된 오늘날 대안 건축의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목재가 한옥이나 인테리어에 국한된 한정되어 쓰이던 구조를 벗어난 점도 눈에 띈다. 서구식 경골목구조가 아닌 국내산 목재를 활용한 중목구조를 시도한 것.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은 목조 건축의 우수성을 고스란히 담은 완성도 높은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쉼에도 자연이 머물다
헬싱키 뢰윌뤼

뢰윌뤼(L?yly)는 사우나의 본고장 핀란드에서도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사우나 명소다. 아름다운 헬싱키 수변 일대에 자리했는데 도시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6년 처음 선보인 뢰윌뤼는 자연 친화적으로 완성한 것이 특징.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한 사항은 지속 가능한 건축이었다. 풍력과 태양열에너지를 이용해 수변 시설을 운영하고, FSC 인증을 받은 건축자재를 엄선해 건물을 지었다. 온통 목재로 마감한 드넓은 테라스는 뢰윌뤼의 친환경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 뢰윌뤼는 2018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0대 명소에 들 만큼 환경적 가치를 인정받아 헬싱키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꼭 들르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자연 가까이, 특별한 휴식


자연 속에서의 힐링
일본 호시노 리조트

웅대한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건축물도 더욱 가치를 발휘하는 법이다. 훗카이도에 자리한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는 하늘로 우뚝 솟은 트윈 타워를 중심으로 자연과 맞닿은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 운해를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운카이 테라스’를 비롯해 210도로 거대한 숲속을 내려다볼 수 있는구름 모양의 ‘클라우드 워크’,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체험이 가능한 ‘클라우드 풀’ 등 원시적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시설이 가득하다. 지난해 호시노 리조트가 도쿄 하코네에 오픈한 최고급 료칸 ‘카이 센고쿠하라’는 해발 700m 고원의 웅장한 자연 속에 위치했으며 객실 창을 통유리로 설치해 ?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호시노 리조트




숲을 닮은 친환경 건축


재생에너지와 플랜테리어의 힘
시카고 맥도날드 플래그십 레스토랑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미국 시카고 맥도날드 플래그십 레스토랑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 디자인을 실현했다. 거대한 유리 건물 내외부를 친환경 요소로 밀도 있게 채운 것. 지붕에는 1062개의 태양광에너지 충전 패널을 설치했는데, 이를 통해 매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60%를 자체 생산한다. 외부 조명은 빛 오염을 줄이도록 설계했으며 내부 LED 조명에 일광 센서를 장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인 점도 눈에 띈다. 실내의 가장 큰 특징은 매장 한가운데 자리한 공중정원이다. 유리벽 안에 나무를 심어 실내와 실외 어디에서 중심을 바라봐도 식물이 보이게 설계했다. 이 외에도 내부 곳곳에 식물을 심어놓아 실내 공기 질을 향상시킨다.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도시 농업을 품은 친환경 행보를 바탕으로 시카고 맥도날드 플래그십 레스토랑은 미국의 그린빌딩위원회에서 부여하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를 받기도 했다.


Photographer Kendall McCaugherty, Hall/ Merrick
ⓒRoss Barney Architects



굽이굽이 푸릇한 초대형 유리 정원
싱가포르 주얼 창이 공항

최근 선보인 싱가포르 주얼 창이 공항은 고정관념을 탈피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주목받는다. 초대형 유리 돔으로 친환경적인 구조와 디자인을 구현했는데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이곳에는 공항 시설과 숍, 카페, 레스토랑, 호텔 라운지 등이 들어섰으며 40m 높이의 실내 폭포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 폭포로 재순환 방식을 통해 자연 빗물을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설계가 특징이다. 공항 내부에는 900여 그루가 넘는 식물과 야자수가 자리하는데, 사방의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산책로를 거닐자면 마치 숲속에 있는 것 같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돔 지붕은 고성능 유리로 제작했는데, 건물에 도달하는 빛을 극대화하되 실내가 뜨거워지는 것을 방지하며 식물이 잘 자라도록 최적의 조건을 선사한다.


ⓒJewel Changi Airport Devt Pte



호젓한 숲속에서의 하룻밤
스웨덴 트리호텔

스웨덴 하라드 숲에 자리한 트리호텔은 완벽한 자연주의를 지향해 하늘 높이 뻗은 침엽수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객실을 마련했다. 도시를 떠나온 사람들에게 대자연 속 쉼터를 제공하며 자연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을 구현한 것. 객실에 머물면 마치 둥지 속의 새가 되어 숲을 내다보는 기분마저 든다. 객실은 각기 다른 건축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했는데, 자연을 훼손하지 않도록 친환경 공법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거울로 둘러싼 미로 큐브 객실은 적외선 필름으로 시공해 새가 이를 피해 날아다닐 수 있도록 했다. 화려한 인공물로 인식되던 호텔을 자연의 일부로 완성한 건축은 전 세계 여행객에게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Editor김주희

Photograp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