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빛이 선사한 멋 하우징 May, 2019 자신이 꿈꾸는 공간의 결을 찾는 일. 어려울 듯하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한 가지 요소에만 집중하는 것이 그 방법. 로네 키에르는 햇빛의 리드미컬한 음영으로 집을 가득 메웠다. 자연스러운 빛의 울렁임으로 더욱 드라마틱하고 우아한 그녀의 집.


자연과 함께 휴식이 머무는 곳
두 자녀와 사는 작가 겸 푸드 스타일리스트 로네 키에르(Lone Kjær)는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어우러지는 집을 원했다. 그런 그의 눈에 띈 노란색 빌라형 아파트. 덴마크 코펜하겐의 북부 쪽 교외 지역인 비룸(Virum)에 자리 잡은 이 집은 외관부터 로네 키에르와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도 집 안쪽으로 이어진 넓은 테라스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기분 좋게 스며드는 햇빛이 실내까지 아늑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빛의 길을 터주는 일이 먼저였다. 그 방법으로 로네 키에르는 집의 리노베이션을 선택했다. 빛을 가로막는 실내 벽은 허물고 창을 크게 터 집 안을 한층 밝혔다. 또한 시야를 답답하게 만드는 요소를 과감히 덜어냈다. 예를 들어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 문은 투명한 유리 소재를 이용했다. 컬러는 차분한 모노톤으로만 정돈하고 장식 오브제는 최소화했다. 더불어 가구 역시 심플한 디자인으로만 선택해 모던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특히 로네 키에르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거실과 주방의 스타일링에 가장 많이 신경 썼단다. 공간을 오가면서도 자연스럽게 앉아 오랫동안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그런 곳. 아이들이 긴장을 풀고 안락함을 느끼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레이 톤이나 채도가 낮은 컬러의 가구를 배치한 것. 소파는 부드러운 촉감을 자극하는 패브릭 소재를 골랐고 우드 소재의 가구는 자연 그대로의 텍스처가 살아 있는 디자인을 택했다. 거실 한쪽에 둔 오래된 캐비닛은 아이들이 직접 스타일링하는 특별한 오브제. 정기적으로 컬러를 바꾸며 덧칠해 거실 분위기에 변화를 주는데 아이들이 컬러를 함께 고르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애착을 가질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이미지 캡션)

아이들이 어릴 적 구매한 연그레이 컬러의 패브릭 소파는 가족 모두 친근한 가구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소파 위 벨벳 쿠션은 자라홈과 비베케소트, 고급스러운 패턴과 컬러를 자랑하는 카펫은 마시모의 제품.



자연의 텍스처가 살아 있는 우드 테이블은 원래 사진 촬영을 위해 구매한 것인데 지금은 가족의 다이닝 식탁으로 사용한다. 함께 매치한 의자는 라우리츠(Lauritz)의 Y체어.



오랫동안 사용해온 캐비닛. 주기적으로 다른 컬러의 페인트를 칠해 거실에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캐비닛 위 묵직한 대리석으로 만든 용기는 올리버 구스타프 제품이며, 그림은 덴마크의 유명한 화가 헨뤼 헤룹(Henry Heerup) 작품.




1 주방과 이어진 작은 복도를 지나면 넓은 테라스가 나온다.
2 다이닝 룸 입구 옆으로 로네 키에르의 작은 서재가 있다. 자신의 요리 관련 서적을 여러 권 펴낸 그녀는 이곳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3 그레이 컬러의 벽면이 차분한 느낌을 더한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골드 컬러가 돋보이는 플로어 램프는 덴마크 디자이너 플레밍 린드홀트 마센의 작품. 바닥의 매력적인 레드 컬러 카펫은 로네 키에르가 모로코 마라케시로 여행 갔을 때 구매한 것이다.



주방의 큰 창 너머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풍부한 자연의 빛이 들어온다. 가운데 놓은 다이닝 테이블은 가족의 식탁이자 로네 키에르의 작업대이기도 하다.



1 로네 키에르는 집 안 전체의 톤을 맞추기 위해 주방에 화이트 컬러 위주의 수납장을 들였다. 벽은 미니멀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오크 소재 선반을 활용해 스타일링했으며 그 위에는 덴마크 공예가들이 만든 다양한 소재의 플레이트를 두었다.
2 로네 키에르는 세라믹 소재의 용기와 플레이트를 좋아한다. 다채로운 컬러와 디자인의 식기는 그녀가 매거진 또는 광고 촬영 때 스타일링 소품으로 활용한다.
3 다이닝 테이블 쪽에서 바라본 조리 공간의 모습. 뜨거운 조리 기구로 인해 생기는 얼룩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대의 상판은 모두 세라믹 코팅으로 마감했다.
4 창문 옆 화이트 유리 캐비닛은 올리브퍼니쳐에서 구매한 것으로 푸드 스타일링에 사용되는 식기를 정리해뒀다.



프라이빗한 개인 공간은 불필요한 장식 요소와 가구를 배제해 심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아늑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든 것.




일과 삶의 경계가 없는 공간
푸드 스타일링 작업이 많은 로네 키에르는 주방을 자신의 일을 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길 바랐다. 그래서 리노베이션을 계획할 때 이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했다. 자신의 요리책은 물론 매거진과 광고 촬영도 하는 공간이지만 집 전체의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는 통일된 공간, 한곳에서 요리와 스타일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다양한 수납장을 들였다. 스타일링 작업에 사용하는 수많은 주방 기기와 플레이트를 그 안에 넣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한결 정리되었다. 그다음은 작업대 상판을 세라믹 소재로 코팅해 열이나 생활 스크래치로 발생하는 얼룩을 줄이고자 했다. 더불어 공간은 화이트 톤을 유지해 다른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한 것. 가구는 주로 우드 소재로 라인이 돋보이는 디자인이 이목을 끄는데 이는 로네 키에르가 추구하는 미니멀한 북유럽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의도한 것이다. 가족 개개인 방에 들어서면 스타일이 더욱더 간결해진다. 단순한 모양의 가구와 소품, 차분한 컬러 톤의 패턴이 없는 패브릭으로만 연출했는데 각자만의 독립된 공간이자 안락한 쉼터를 만들기 위함이다. 주방 한쪽과 이어진 좁은 복도를 따라나서면 넓은 테라스가 나온다. 이곳은 가족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으로, 로네 키에르가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사색을 즐기고 아이들이 반려견 홀리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이웃 주민들을 초대하거나 가족끼리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저 꾸밈없이 소소하게 행복을 찾고 쉼을 누리는 집이야말로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보금자리 아닐까.



1 딸 플로라만의 비밀 공간 역할을 하는 지하의 작은 방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장소. 딸의 취향에 따라 헤이에서 구매한 분홍빛 포인트 테이블과 와인 컬러의 베딩으로 공간을 꾸몄다.
2 빛바랜 듯 핑크 컬러의 오래된 테이블이 클래식한 매력을 어필한다. 테이블 위 램프는 플레밍 린드홀트 마센이 디자인한 것이며 작은 세라믹 촛대는 디자이너주, 쌓아놓은 책 위의 황동 아치는 크리스티나 담 스튜디오 제품.


Editor김소현

Photographer티아 보르그스미트, 하우스 오브 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