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반 하우스 하우징 May, 2020 흙과 나무가 주인공인 곳. 식물이 잘 자라는 이 양지바른 땅에 헛간 모습의 집 한 채가 서 있다.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이 궁금해졌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소노마 밸리. 건축사무소 풀크너(Faulkner)는 도시 중심에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작은 도시 글렌 앨런에 한 가족을 위한 휴가용 별장을 지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와인의 주재료인 포도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과일과 식물을 재배했던 곳이에요. 오래도록 농업에 종사해온 지역이라 헛간이 변형된 형태의 집이 많았는데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영감을 받았어요.” 흔히 별장이라 하면 떠오르는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아닌, 울창한 떡갈나무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에 잘 녹아든 집을 원한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 외관은 물론 필요한 건축자재 또한 투박한 헛간의 모습을 살릴 수 있는 재료를 선택했다. 전체 디자인은 단순한 직사각형 뼈대에 책을 펼쳐 엎어놓은 듯한 박공지붕을 얹어 완성했다. 디자인적 포인트이기도 한 비대칭 지붕은 짧은 면이 해가 가장 강한 남서쪽을 향하도록 했다. 이는 빛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아 여름에 건물이 뜨거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Joe Fletcher



ⓒJoe Fletcher
1 그늘이 지는 방향에 위치한 건물 입구. 큰 창 너머로 풍경이 언뜻 보인다.
2 자연스러운 멋의 고재와 현대식 창문이 조화를 이룬다. 경사 바로 위 공간이 주방이다.
3 건물의 꼬리라 할 수 있는 가장 끝부분에 목재 셔터를 설치했다. 실내 온도를 낮춰야 하거나 환기가 필요할 때 여닫을 수 있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집
건물을 구성하는 재료는 내후성 강재와 고재. 내후성 강재는 말 그대로 썩지 않는 건축용 강철을 지칭하는데 시간이 지나며 생기는 녹이 구조물의 부식을 늦추기 때문에 일반 강철보다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바람, 햇빛을 맞아 자연스럽게 색이 진해지고 결이 뚜렷해진 고재는 헛간 혹은 창고의 외부 마감재로 종종 쓰는 자재다. 동쪽은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과 언덕 너머의 마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넓은 주방이 있는1층은 통유리로 된 미닫이문으로 둘러싸고 주 생활 공간이자 메인 공간인 2층에도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큰 창을 배치했다. 소노마 밸리는 와인 생산지에 걸맞게 여름에 특히 건조하고 무덥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건물 양쪽 끝단에 목재 셔터를 설치했는데 셔터를 오픈하면 산들바람이 들어와 공간의 전체적인 온도를 내려준다. 문을 마주 보게 내 맞바람이 불게 하는 우리나라의 한옥 구조와 비슷한 셈. 뜨거운 열이 안에서 맴돌지 않도록 천장 또한 일반 별장보다 훨씬 높게 설계했다.


ⓒKen Fulk
1층의 메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다이닝 룸. 빛이 잘 들어오는 남서쪽에 위치한다.


ⓒKen Fulk
그늘진 동쪽에 위치한 요리 공간. 원목과 대리석을 활용해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으로 꾸몄다


1 2층의 스위트 룸. 게스트를 위한 공간이기도 해 편안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로 꾸몄다.
2 부부가 시간을 보내는 1층 침실. 깔끔한 화이트 컬러를 활용해 포근하면서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옆에는 테라스가 있어 간단한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다.


내추럴한 외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욕실. 나뭇잎 벽지와 큰 거울이 공간의 포인트.

Editor문소희

Photographer플레처(Joe Fletcher), 켄 풀크(Ken Fu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