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브리지 하우스 하우징 February, 2020 최근 세계 곳곳에서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순수한 재료와 건축의 본질에 집중한 이 기다란 집에서 엿본 주거 공간의 미래.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집
원하는 곳 어디로든 이동이 가능한 3D 프린팅 하우스, 산업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1인 미니 하우스 등 변화하는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미래지향적 주거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LA 행콕 파크 중심에는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형태의 주택이 자리했다. 건축가 댄 브륀이 설계한 이곳은 평평한 땅 혹은 산 중턱이 아닌 개울 위에 떠 있는 형태로 모든 공간이 일직선을 이룬다.
“공원을 해치지 않고 자연 친화적인 건축물을 만들고 싶었어요. 우거진 나무와 개울, 내리쬐는 빛이 모두 모이도록 만든 집이 브리지 하우스인 셈이죠.” 기차 모양을 한 길쭉한 디자인으로 길이가 약 64m에 달하지만 그에 반해 폭은 약 6~9m에 불과하다. 물 위에 떠 있기 때문에 목조가 아닌 철골을 사용해 골조를 만들었으며 여기에 댄 브륀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을 더해 미래지향적인 집을 완성했다.


건축가 댄 브륀(Dan Brunn)이 설계하고 MODDA 컨스트럭션이 건축을 맡은 ‘브리지 하우스’. 지난 2018년 열린 미국의 모던 디자인 쇼 ‘드웰 온 디자인(Dwell On Design)’에서 혁신적인 하우스 디자인이란 평을 들으며 주목받았다.


1 울창한 나무 사이로 뻗어나간 집의 모습.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기존의 조경을 최대한 보존한 상태로 설계했다.
2 180도로 여닫을 수 있는 통유리 문을 지나면 세련된 분위기로 꾸민 거실 공간이 나타난다.


건물 양옆에는 창문을 크게 내 개방감을 살렸다. 아래에는 전체 건축물과 디자인이 연계되도록 직사각형으로 만든 미니 풀이 있다.



생각의 전환에서 발견한 공간
“처음 행콕 공원을 둘러봤을 때는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집을 그저 새롭게 개조하려고만 했어요. 여행 중 철도 사업으로 부자가 된 밴더빌트 가문의 맨션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길쭉하게 뻗은 주차 공간을 발견했어요.” 영감은 늘 의도치 않은 것에서 찾아오는 법. 이 오래된 가옥은 전통적인 앞마당과 뒷마당을 없애고 집의 방향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했다. 브리지 하우스는 1층과 지하 공간으로 나뉜다. 1층에는 주방, 거실, 공용 욕실 등과 같은 공유 공간이, 지하에는 수영장부터 게임 룸, 그리고 음악과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룸 등이 자리하고 있다. 붙박이장, 개인용 욕실 등을 갖춘 호텔에서나 볼법한 마스터 스위트 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스위트 룸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푸른 숲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 자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방인 만큼 따뜻한 컬러감의 나무로 모든 벽을 감쌌다. 이곳의 핵심 요소이자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 창문. 외부인이 집 안을 살피지 못하도록 디자인한 지느러미 스타일의 창과 뻥 뚫린 하늘과 자연을 감상하기 좋게 크게 만든 두 가지 종류의 창을 곳곳에 배치했다. 창문을 최대한 촬용해 마치 벽이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특히 지하와 1층 입구에는 통유리 미닫이창을 달아 거실부터 주방 깊은 곳까지 빛이 충분히 들어오도록 신경 썼다. 오픈 데크를 활용해 안과 밖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한 점도 눈에 띈다.



1 외관 디자인의 미니멀한 느낌이 이어지도록 깔끔한 모노톤 가구로 공간을 채웠다. 천창과 벽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 전체적으로 공간을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2 긴 복도 옆으로 오픈형 데크가 자리한다. 미닫이문을 열어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3 집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주방. 원목 소재를 메인으로 사용해 전체적으로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4 야외 그릴장을 갖춘 지하 게임 룸. 테라스, 수영장이 이어져 있는 구조로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 적합하다.
5 벽 한쪽을 채운 싱그러운 플랜테리어가 돋보이는 엔터테인먼트 룸. 문이 따로 없는 만큼 복도 옆 작은 가벽을 세워 공간을 구분했다.



제로 에너지, 제로 웨이스트
우거진 삼나무숲과 공존하는 만큼 브리지 하우스는 제로 에너지(Net-Zero) 주택을 표방한다. 기초 단계부터 낭비하는 땅이 없도록 설계했으며 실제로 20m를 절약했다. 제로 에너지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미국 친환경 자재 브랜드 본 스트럭처(Bone Structure)와 협업해 모든 건축자재와 마감재 또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만을 사용했다. 본 스트럭처의 프레임은 다른 건축자재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유연하다. 게다가 건설이 끝난 후 남는 잔해의 89%는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매립지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창문에도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이 적용되었다.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 가두는 이중 유리 패널을 사용한 것.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만으로도 공간이 충분히 따뜻하므로 온도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셈. 냉방은 외관 지붕에 설치한 태양열 광전지를 활용한다.


1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다이닝 공간. 다른 주택에 비해 다소 폭이 좁아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단점을 넓은 창으로 보완했다.
2 버릴 공간 없이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듈 형태로 설계했다.


다이닝 공간 바로 옆에 자리한 테라스. 넓은 개방감으로 마치 독립된 공간 같은 느낌을 준다.

Editor문소희

PhotographerDAN BRUNN ARCHITECTURE